몽상 혹은 망상2008. 1. 5. 19:19


자신의 무력함에, 나약함에, 어리석음에 괴로워하며 하루 빨리 이 곳에서 떠나기를 원할 때에, 눈물을 흘리고 싶어도 소리를 내어 부르짖고 싶어도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숨어있는 것 뿐이라는 것을 알고 힘 없이 저 깊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고 있을 때에도, 그대의 목소리가 들리면, 그대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난 웃을 수 있어요. 바보같고 한심하지만 그런 나를 보듬어주는 그대가 있기에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것이겠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대는 나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어요. 나, 그냥 모든 걸 버리고 그대곁으로 가면 안될까요? 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대 곁에 있기만 하면 안될까요? 현실도피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난 시련에 맞서 이겨내는 방법을 몰라요. 난 나약하잖아요. 분명히 계획이 있었기에 이렇게 땅에 두 발을 딛고 있는 것일텐데, 난 왜 그 계획을 감히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는 걸까요? 모르겠어요. 그냥... 쓸모없는 날 언제나 따스하게 지켜봐주고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바보라서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감히 그대의 사랑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말예요.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