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8. 3. 3. 00:52


  근 4년을 넘게 신었던 구두.
  너와 함께했던 많은 날들이 이리도 생생히 떠오르는데
  검은 가죽이 다 해어져 하얗게 속이 드러나버린 이제,
  '더 이상은 함께 하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직 조금 더 신을 수 있다고 여겼는데, 오늘 아니 어제가 마지막이었구나.
  그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해줘서 고마워.
  너로 인해 멋진 사람들도 만나고, 아름다운 곳도 가 보았지.
  그런 의미있는 시간 속에 네가 있었구나.
  너의 피로가 쌓이고 쌓여 결국은 해어져 헤어지게 된 오늘.
  난 그저 정말 고마웠다는 말 밖엔 할 수가 없어.
  이제 저 차가운 수거함에 놓여있다가 멀리 가버릴 너에게 미안하고 또 고마워.
  잘가렴, 정말 고마웠어. 좋은 추억을 갖게 해 줘서 고마워.
  안녕-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