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8. 3. 25. 00:23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마주할 수 있게 둔 거울.
  허리를 곧게 세우고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다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머리카락에 눈이 갔다.
 
  '많이 길었네.'

  앞에서 보았을 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던 머리가 뒤에서는 제법 길어보인다.
 
  '자를까?'

  며칠 전 부터 봄기운에 들뜬 마음으로 생각하던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잘라도 다시 기를텐데. 더워지면 어차피 틀어올릴텐데.'

  하며 귀찮아하다가도,

  '사진찍을 때 쯤이면 어차피 좀 깔끔하게 정리해야 할테니 미리 자르는게 나으려나?'

  하면서 갈팡질팡.

  멍하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시간은 착착 지나가버리고
  오늘이 와버렸다.
  별 것 아닌 문제로 갈등씩이나 하고 있는 걸 보면
  정신이 마실갔다가 아직 안돌아온 듯.
  얼른 자야지.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