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8. 7. 21. 19:51



  당신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고 싶었어요.
  당신이 원하는 기준, 당신이 바라는 그 모습 그대로인 사람이고 싶었어요.
  어디서든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그런 사람.
  하지만,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들을 충족시키지 못했어요.
  당신은 그런 나에게 점점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짓곤 했죠.

  난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고 싶었어요.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만큼은 아니라 해도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당신의 기준을 따랐고, 당신의 생각에 맞추어 살았어요.
  나의 생각보다는 당신의 생각대로.
  내가 원하는 것 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것으로.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나는 당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죠.
  지쳐갔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의 표정을 밝게 만들 수는 없었으니까요.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었어요.
  당신이 꿈꾸던 그런 사람이 아니라 해도 미소 짓게 하고 싶었어요.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요, 그건 욕심이었어요.
  나를 향한 당신의 기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면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달라는 것은 욕심이었어요.
 
  미안해요.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해요.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해요. 당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 같은 걸 여태껏 곁에 두게 만들어서.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