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9. 3. 11. 00:34


  그 언젠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이라고 대답했더랬지.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다는 것. 

  당시에는 그것이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이라고 어렴풋하게 느꼈었지만,
그 후로 약간의 시간이 더 가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정직이 무엇보다 강한 무기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는 바이지만, 저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것'은
그것과는 약간 맥락을 달리하는 것이기에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무엇보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지 못하고,
  바라는 것을 바란다고 밝히지 못하며,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마다
  내가 말했던 그 꿈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웃고 싶을 때는 웃고,
  울고 싶을 때는 울었으면,
  나의 감정에 솔직해져도 좋다면,
  정말이지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내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모습도 보기에 좋지는 않을텐데.

  모르겠다.
  뭐가 더 나은 것인지.
  에이, 몰라.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