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볼래요?2010. 2. 7. 22:06


  예전에 호칭에 대하여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님'과 '씨', 그리고 '오빠'라는 호칭에 대하여 글을 썼었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을 해보고자 한다. 


  나는 호칭에 민감한 편이다. 
  부모님께서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말씀하실 정도로 어떻게 보면 유별난 편인데, 
  호칭을 하는 데에는 기본적인 예의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인 듯 하다.

  글로 표현을 하려니 내가 의도하는 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예를 들면 학교에서 선생님을 '아줌마'라거나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예의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묻거나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 다짜고짜 "야"라는 호칭을 쓰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집에서는 누군가의 자녀, 형제, 배우자, 부모가 될 것이고 
  밖에서는 또 자신이 갖는 사회적인 지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역할과 위치에 알맞는 호칭으로 사람을 칭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나를 예로 들자면 
  집에서는 부모님의 '딸'이고, 동생의 '누나'이거나 '언니'이며 조부모님의 '손녀'이기에
  그에 맞는 호칭으로 불린다.
  직장에서 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거나 직함으로 불리운다.
  친구들이나 친한 선배(언니, 오빠들)는 나를 이름으로 부르고,
  후배들은 '언니'나 '누나' 등으로 나를 부른다.
  집이나 직장과 상관없는 사람들 나를 '아가씨'라고 부르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해당 위치에 맞게 나를 부르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호칭에 민감하다고 하는 부분은
  이를테면 길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지만
  (뉘앙스의 차이에 따라 불만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직장에서-내부인이든 외부에서 온 누군가이든- 나를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은 꺼림칙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호칭에 관한 문제는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를 칭할때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 물론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에 대한 호칭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하여
  전해듣게 되었을 때에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턱대고 누군가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타인을 부를 때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