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11. 4. 26. 12:03


  … 나 스스로만 봐도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어디서 밥을 먹어야 할 지 몰라 배 곯고 있는 사지육신 멀쩡한 사람에게
  '저기 가서 밥을 먹으면 된다'고 알려줬지만,
  그 사람이 밥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호의를 베푼다 생각하고 가져다드렸으면
  그 정도에서 멈춰도 되련만.
  밥을 떠 먹기 어려우니 밥을 떠 먹여달라 하고,
  씹기 힘드니 씹어달라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밥을 가져다 드렸으니 드시는 건 본인이 하세요.'라고 이야기하면
  빈정거리거나 화를 내고,
  여차해서 좀 더 도와드리면 그게 당연한 것인 줄 알고 그 다음에는 더 큰 것을 바란다.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밖에 없고 
  더군다나 각자 스스로의 짐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시는 분들인데
  어떤 분들은 우리의 호의에 고마워하지만
  어떤 분들은 우리의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재미있는 건 고마워하는 분들보다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고
  왜 더 도와주지 않느냐며 역정을 내시는 분들이 점점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세상살이가 팍팍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고 싶지만
  아직 수양이 부족한 것인지 처음에는 당황했다가 이제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선택한 일인 것을.

  10명 중에 한 사람, 절실히 나의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던 그 사람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가는
  그 뒷모습에서 위로를 받을 수 밖에.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