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에 해당되는 글 91건

  1. 2007.11.17 마음이 짠해요.
  2. 2007.11.16 결국은..
  3. 2007.11.10 내 마음은요...
  4. 2007.10.24 바보야!
  5. 2007.09.30 해방. 2
  6. 2007.09.23
  7. 2007.09.21 아슴푸레하던 그 어느 날.
  8. 2007.09.11 안부메세지를 보내다.
  9. 2007.09.08 이따금씩 춤을 추고 싶을 때가 있다. 2
  10. 2007.09.01 말은 어려워요.
  11. 2007.08.27 사랑을 나눠요~♡
  12. 2007.08.20 미안한 말이지만...
  13. 2007.05.29 도태.
  14. 2007.04.08 언어는 어려워 2
  15. 2007.04.05 식목일
2007. 11. 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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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6.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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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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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4.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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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 혹은 망상2007. 9. 30. 16:22



  두근거리던 심장소리가 고요해졌다.
  그 소식을 들으며 웃었다.
  덤덤한 내 반응에 스스로도 놀랐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양 미소지었다.

  잘 된 일이다.

  그런데 왜 가슴이 아플까.
  시간이 갈 수록 저릿저릿한 그 느낌.

  도대체 뭘 기대했던거야. 바보.




  힘이 하나도 없어서 집에 오자마자 쓰러지듯 엎드려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딱히 구속된 적도 없으면서 '해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웃기더라.
  그런데 있잖아, 그렇게 웃고 있는데도 여기가 우리해.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9. 23. 04:32




  그 어린 짐승은 점점 희미해지는 정신을 바로잡기 위해 도리질을 쳤다.

  어째서 이 장소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 의아해하던 그에게 나무 위에 있던 새 한마리가 '너는 덫에 걸려있어.'라고 전해 준 것은 그의 시야가 부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던 즈음이었다.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게 된 짐승은 온 힘을 다해 덫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쳤지만 벗어나려 할 수록 덫은 점점 죄어들었고 그것이 반복됨으로 말미암아 그는 벗어날 힘도 의지도 잃어버리게 되었다.

  차가운 바닥에 길게 몸을 누인 짐승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조금이라도 힘이 더 남아있을 때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아니 길을 갈 때에 조금 더 조심할 것을, 아니 애초에 이 길로 와서는 안되는 것이었거늘.

  그렇게 탄식하던 짐승은 모든 희망을 지워버렸다 생각했지만, '어쩌면'이라는 생각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눈이 감겨오는 그 순간에도.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9. 21. 06:23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이 어스름 속에서 흔들 흔들 시원한 바람이 창문을 통해 들이닥친다.

  이른 다섯시 반.
아직 동이 터오지 않는 것을 보며 한 해가 반이 넘게 지났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고는
자조적인 미소를 입가에 띠워본다.

  '어떤 이에게는 세달 밖에 안남았고, 어떤 이에게는 세달이나 남았구나.'

  이런 저런 생각들을 조금 미뤄두고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새벽 바람을 쏘이며 '쓰으쓰으'
울려대는 풀벌레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여본다.

  '지휘자는 바람일까?'
  '어쩌면 저렇게 맛깔스럽게 연주하는 것일까?'

  일정한 리듬이 지속되면 지루할 법도 한데 그들의 연주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귀를 기울일 수록 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연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니까.


  한참을 눈을 감은 채 소리에만 집중하다 눈을 떠 보니 고새 하늘이 조금 밝아져있다.
하늘이 밝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 저기 사람들의 소리-차가 지나가는 소리, 달그락거리는 소리, 쿵 하고 문을 닫는 소리, 끼이익 창문을 여는 소리 같은-가 그 영역을 넓혀간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이 있을 곳에 있겠지.
   ......그들은 확신을 가지고 있겠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기에 저렇게 움직이는 것이겠지?'

  잠시 방심한 틈에 다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 속으로 밀려든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얽혀가며 여기 저기에 있는 감정들을 쑤셔대는 통에 혼란스러워졌는지 갑작스레 욕지기가
치밀어오른다.


  바람.
부드러운 바람이 어루만져준 덕분인지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시시각각 아침이 다가오고 있다. 눈으로도, 귀로도, 또 다른 감각으로도 명백히 날이 밝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살아가야지. 응, 살아가야겠지.
  밝고 환한 아침을 대하기가 부끄러워도,
  내 스스로가 부끄러워 고개를 차마 들 수 없을 것만 같아도,
  또 하루는 시작되고, 사람들은 살아가고, 나도 살아가야겠지.
  응, 그렇게 살아야겠지.'

 
  응, 그렇게 살아가야하겠지.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9. 11. 18:39


  그동안 오래 오래 연락을 하지 못했던 분들에게 안부문자를 보냈다.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라며 화답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누구시죠?"라는 분도 계셨더랬다.

  하지만 "저, M양인데요~"라는 대답을 하니 다들 기억해주시는 분위기.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드문 드문 연락해도,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더라도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9. 8. 06:00


이따금씩 춤을 추고 싶을 때가 있다.

빠르고 가볍게 달리다가 도약, 착지.

부드러운 몸짓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그런 날이.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9. 1. 14:21

말은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
별 차이가 아닌 것 처럼 보여도 생각할 수록 엄청난 차이로 다가온다.

말맛(語感, nuance)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하는 사람의 기분이나 듣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도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요컨대 말이란 너무 어렵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8. 27. 16:59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어떤 것에 계속 애정을 쏟다보면
그 상대(?)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 반응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떤 이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듯 비웃기도 하지만
나는 이것이 사실이라 생각한다.

  사람이나 동물의 경우에는 그 반응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반발할 여지가 없겠지만,
식물의 경우는 아주 서서히, 무생물(...)의 경우에도 고장난 척 하다가
'이러면 안되잖아'라는 한마디에 작동이 되기도 하는 등의 경우를 보면 그러한 생각이
틀린 것 만은 아니라는 믿음이 생긴다.


  일례로 홀로 떨어져 살게 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외롭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해
키우게 되었던 허브가 있었다. 평소에 하듯이 그 허브에게 이름도 붙여주고,
햇빛이 잘 안드는 방이었기에 아침이면 밖에 내놓고 저녁이면 다시 방 안으로 들여놓는 일을
매일같이 했으며, 힘든 일이 있거나 즐거운 일이 있으면 그 앞에서 떠들어대기도 하고,
괜히 음악을 들을 때도 '같이 듣자~'라고 이어폰의 한 쪽을 식물에게 양보하는
(어찌보면 정신상태가 의심스러운)일들을 하며 몇 달을 즐거이 보냈더랬다.

  그러다 몇 달간 본가로 돌아가야 했을 때 약간은 슬픈 마음으로 친구에게 그 식물을 맡기고
집으로 내려갔는데 그 이후 일주일이 조금 안되었을 때, 그 녀석이 나와 떨어진 직후부터
시들시들하더니 결국은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면 그 이전 부터 상태가
좋지 못했다가 어찌 어찌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왠지 타이밍의 문제라기보다는 녀석이 나의 부재를 알고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지만)잔정이 많은 성격이라 그만큼 쉽게
상처받는 유형인 나를 보고 한 친구는 '정신차려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무언가를 마주했을 때 습관적으로 정이 가는 것을 어찌 막으리.


  어찌되었건 그런 일들을 몇 번 겪다보니 이제는 그렇게 사랑을 주면 그 사랑에 잘 반응하는
사물이 참 고맙게 느껴지고 잘 반응할 수록 더욱 더 애정이 가더라.


  뭐랄까, 사랑을 주었을 때 착실히 반응하는 그 아이들처럼
인간관계도 그렇게 솔직하게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8. 20. 23:11


  왜 같은 의미를 지닌 말도 그 말을 꺼내는 상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분명히 그는 나를 위로하려 한 것일텐데,
  명확하게 그는 나를 돕기 위해 그렇게 이야기 한 것일텐데.

  어째서 나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분노했을까.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이야기해도 모자랄 것을
  쓰디쓴 표정을 짓고 눈길을 피해버리는 것으로 그의 호의를 못본체 해 버린 것일까.




  어째서인지 나는 당신의 배려에 상처를 입어버렸네요.
  그리고 나로 인해 당신도 상처받아버렸겠죠.

  미안해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진심으로 하지 못하고
  당신의 호의를 매정하게 뿌리쳐버려서.


  미안해요.


Posted by 미우
2007. 5. 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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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 혹은 망상2007. 4. 8. 07:08


  언어라는 것은 참으로 오묘하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어떠한 일을 실현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주의를 요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주의를 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함에 있어서 약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생기기도 한다. A라는 뜻으로 이야기 했는데 상대방은 B라고 이야기
한 것으로 생각해서 벌어지게 되는 이러저러한 사건들. 그러한 사건들이 좋게 결말지어져
후에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기에 그 오해가
오해를 낳다가 결국엔 돌이킬 수 없는 골이 되어 관계를 깨뜨려버리기도 한다.



  정말이지,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해내는 사람이 참 부럽다. 그러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정말로, 정말로 부럽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4. 5. 20:26

  4월 5일은 식목일.
그리고 덧붙여 재작년까지는 공휴일이었다.


  국민학교 시절(중간에 초등학교로 바뀌긴 했지만), 식목일에는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에 얼마 안되는 용돈을 가지고 꽃가게에서 꽃 씨를 사서 집 앞 화단에 뿌리거나
뒷산에 친구들과 함께 올라가 햇볕이 잘 드는 땅에다 씨를 묻고 토닥거리며 "잘 자라렴."
이라고 중얼거리던 기억이 난다. -그래, 그렇게 웅크리고 씨를 심고 나서는 괜히 느껴지는
뿌듯함에 허리를 펴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깔깔거리며 웃었더랬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식목일은 그저 공휴일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모처럼의 휴일을 만끽하며 놀러다니거나 집에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식목일이건
나무건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노는 날 중의 하루였던 식목일이었건만, 대학에 입학한 첫 해부터는
왠지 다르게 와 닿았다. 집을 떠나 다른 환경에서 적응하느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조금은 다른 것에 신경쓸 여유가 생겨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식목일에 나무를
심지는 못하더라도 내 주변에 식물을 하나 두는 것 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주섬주섬 근처의 화원에 가서 이런 저런 화분을 둘러보다가 가장 싱그러워보이는
화분을 하나 사서 이름을 붙여주고는 마치 그 화분이 친구라도 되는 양, 다른 이에게는
하지 못하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냈었다. 방학이 되어 친구에게 그 화분을
맡겼다가 이유를 알 수 없이 한 주만에 죽어버리기 전까지는.

  어찌되었건 그 일 이후로 이런 저런 식물들을 키워보기는 했지만, 내 마음대로
잘 자라지는 않더라. 그렇게 내 곁에 왔다가 사라져버린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내 가슴 속에는 그들에 대한 추억이 살아있으니 괜찮지 않은가'라고 애써 자위하며
또 화분을 하나 방에 가져다 둔다.


  정말 무럭 무럭 자라나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멋진 추억을
남겨줄 수 있는 나무로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