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갑자기 주위가 컴컴한 듯한 느낌이 들어 '비가 오려나..'하고 있다가
L변호사님이 "그러고보니 오늘 개기일식이라던데!"라고 말씀하셔서 뒤늦게
맨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지요.
하늘에는 동그랗고 뽀얀(?) 해가 떠 있었습니다.
'아직 시작이 아닌가?'하고 있다가 다른 선생님이 "꺄악! 일식이다!"라고 하셔서
냉큼 하늘을 올려다보니 태양이 웬 초승달같은 모양이 되었다가 순식간(??)에
스스스스스스슥- 하고 다시 동그란 모양으로 변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인 것 같은데(그 근거로 우리 J선생님께서
개기일식이라는 말에 얼른 뛰어가 선글라스를 가져 오셨습니다만 그땐 이미
일식이 끝났더랬지요) 집에 와서 인터넷을 끄적거리는데 꽤 오랜시간동안
일식이 있었나보더라구요. (???)
분명히 10시 30분이 조금 안된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개기일식을 보았어요.
우리 깜찍한 K선생님은 개기일식을 보고서는 "아, 미실처럼 할 수 있었는데."라는 말씀을 남기셨고 그 말에 M모씨는 "해보세요."라고 응했으나 K선생님이 머뭇거리는 틈을 타 "못하네~"라고 말하여 K선생님의 사기를 꺾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후훗"이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다른 방으로 도주하여 여린 성품의 K선생님은 그 방에서 넋이 나간 표정으로 홀로 남아있었다는 후문입니다.
댄스수업을 아주 열심히 듣고 나니 어찌나 졸린지…….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고, 대충 씻고 나서 '도서관에 갈까' 하다가
인터넷 카페에 들어와서 이것 저것 찾아서 정리하다가 그대로 졸아버렸다.
(…오늘 수시 어쩌고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와서 학교 이미지를 좋게 해야하는데,
오늘따라 몸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서 초췌하고, 피곤에 쩔은 듯한 꼴로 아침부터
지금까지 학교 구석구석을 배회하고 있……. 아이고, 난 몰라.)
아침을 어중간한 시간에 먹었더니 어중간한 때에 배가 고파서 어중간하게 어묵국(? 이라고 쓰니, 느낌이 안살아요! 왠지 모르게 오뎅국이라고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엉엉.)을 끓여 먹으려고 멸치를 다듬어 커다란 냄비에 넣고 조리를 하기 위해 흥얼거리며 계단을 올라가다가......
넘어졌습니다.
대리석으로 된 계단, 촹촹촹촹 소리를 내며 구르는 스테인레이스 냄비, 철푸덕 넘어진 채로 작게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처자 하나.
며칠 전 부터 왠지 넘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크게 넘어질 뻔 하기는 했지만 무사히 넘어간 일도 있고 해서 방심하다보니 기어이 세게 넘어지고 말았네요.
하지만 아무리 아파도 그 자세로 계속해서 있을 수는 없기에 절뚝거리며 대충 사태를 수습하고, 냄비는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나서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무릎에 멍이 들었을 확률이 높긴 한데, 쓰라린 것을 보면 피가 났을 수도 있겠군.' 이라는 생각을 하며(...) 바지를 둥둥 걷으니 빨갛게 부어오른 가운데 계단 모서리에 찍혔는지 한 일자로 난 상처위로 검붉은 빛의 피가......
요오드액으로 상처를 소독, 연고를 바른 다음 국에 넣을 재료를 챙겨 다시 계단을 절뚝거리며 오르내려서 끓인 어묵국. 맛있어요. 정말 맛있어요. 커다란 냄비를 사기 정말 잘했어요.(?!?)
... 당분간 치마 입기는 힘들 것 같네요. [털썩]
그건 그렇고 자료 조사는 어느 세월에 다 할까요. 하기 싫은 일이라고 현실도피 하고 있어요. 아흑, 살려주세용. [엉엉]
내일 친구랑 놀이공원 가기로 했어요~!! 꺄하하하하하하하하♡ 지난 주에 봄 기운이 살짝 돌기에 소풍계획을 세웠었는데 이번 주에 눈이 오더니 좀 쌀쌀해져서 맘상해하다가 J.언니께서 놀이공원 다녀오신 걸 보고는 "으앙~ 부러워요~"하고 있다가 어떻게 어떻게 놀이공원 낙찰~♪
야호야호~ 작년에는 도시락을 싸 가느라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았는데 올해에는 귀차니즘으로 인해 간단하게 사서 먹으려구요. 히히☆
평소같으면 들어오자마자 화장도 지우지 않은 채로 쓰러졌을텐데, 오늘은 계속 뒤로 넘어가는 몸을 채근하여 저녁을 먹었습니다!
멸치육수에 정말 대충 치댄 밀가루를 뚝 뚝 떼어내어 보글 보글 끓여서 수제비!
(평소에는 밀가루 반죽에 신경을 써서 쫄깃한 수제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늘은 그저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밥 대용의 목적이었지요. 그런데 대충 치대서 끓인 수제비가! 육수와 반죽, 파, 소금만 넣고 끓인 수제비가!! 평소에 신경써서 끓인 것과 별 차이없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으아아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