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서 날짜를 확인하자마자 '아, 오늘 생일이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누구의 생일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렴풋하게나마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지만 그 분의 생일이 맞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기에
고민을 하다 문득 내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누구의 생일인지도 모르면서 날짜만 기억하고 있다니 내 기억력이라는 건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거야?'
누군가의 생일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했거나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누구'인지의 여부는 기억나지 않고 오늘이 생일이라는 사실만 기억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고, 동시에 나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잊혀지겠다는 생각이 들며 서글펐다.
어찌되었건 내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원래 기억했어야 하는 그 분께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늘 행복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