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볼래요?2009. 3. 25. 00:52



J. 언니께 다시 받아온 바통입니다. :D



* 이 바톤은 넘겨준 친구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 바톤먹기 금지, 돌려주기 금지, 돌아온 사람은 몇 번이라도 다시 넘깁시다.
* 질문 부분에 들어간 이름은 자기가 고칩시다.


■ 가장 먼저 'J.'님과의 관계는?
  - J.언니는 온블록에서 만나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인연이자,
  제가 굉장히 좋아라하는 언니이시며 가끔 스토킹을 하...(그만)


■ 첫 만남은?
  - 벌써 오래 전이군요. (감회가 새롭네요~♡) 어느날 아마도 온블록 첫 화면 같은 곳에서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하고는 그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그 곳이 마침 J.언니의 블로그였고, 게시글에 대하여 답글을 달게 된 것으로 시작하여 오고 가는 답글과 트랙백 속에 싹이 튼...(?!)
  그러다가 아마도 2006년 초에 언니 학교 근처에 일이 있어 갔던 길에 연락을 드리고 만나게 되어 맛있는 것들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었더랬지요~
(아, 언니~ 그 때 말 놓기로 하셨었는데.. [엉엉])


■ 'J.'님은 남성? 여성?
  - 멋진 숙녀셔요~!


■ 딱 봤을 때 어떤 느낌인지?
  - 아무 말씀 없으실 때에는 '도도하실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조금만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굉장히 따뜻한 분이시라는 것을 알게 된답니다.


■ 당신이 본 'J.'님의 장점을 세 가지만 들어보자.
  - 아름다우십니다(!), 재치있으십니다, 따뜻한 분이십니다!
  (세가지'만'이라니.. 더 하면 안되나요? ;ㅁ; )


■ 그럼 반대로 'J.'님의 단점을 세 가지만.
  - ......단점?! 그거 먹는 건가요! (......)


■ 'J.'님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 옅은 하늘색 또는 윤기나는 까만색(...어째 편차가…[덜덜])이요~
  평소 장난끼 많으신 모습은 옅은 하늘색 느낌인데, 날카로워지실 때는(우사미?!)
  윤기나는 (고급스러운) 검정 느낌이 나는 듯 해요. :D


■ 동물에 비유하자면?
  -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요!!!!! +ㅁ+
  날카로운 듯 하면서도 장난끼 있으시고, 처음에는 조심스러워하시다가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면 왠지 '내 사람'이라고 마음을 더 퍼주려고 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랄까요?


■ 싸운 적은 있는지?
  - 없어용.


■ 그럼 마지막으로,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 10명에게 바톤을 돌려주세요.
  - 돌려주기 금지라고 적혀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받으시고나서 해 주시면, 그 다음에 또
   돌리시는 것은 면제해드릴게요~ 아하하하 ♡ (누구마음대로?!)
…라고 썼었지용.

  이제 남으신 분은~ 다니엘언니, 아이안님, 라투키엘님, green river님...?!

  우후훗. 재미있겠다고 생각하신 거기~ 네! 맞아요. 맞아요.
  시간 되시면 해 주셔도... :D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9. 3. 3. 04:17


쓰고 싶은 일들, 해야하는 일들은 많은데,
요즘 이상하게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가버려서
원래 내가 하던 생활(?)이 마구 뒤엉켜버렸다.

녹음도 못한지 벌써 3~4개월은 된 것 같고(아흑-)......

아아아악- 오늘 승인받아야하는 것도 있는데…….


아흑- (털썩)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9. 2. 10. 23:17


  아가들은 참 놀라운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느날, 세살짜리 아가에게 색칠공부를 하자며 책을 폈는데, 
  엄마와 아기 그림이 있는 페이지가 나왔다.

  아이는 검은 색 크레파스를 골라 엄마 그림의 가슴부분에 까맣게 색을 칠하면서

  "엄마 마음이 아파요."

  그리고 아기 그림의 가슴부분에도 마찬가지로 색을 칠하며

  "아가 마음도 아파요."

  라고 이야기하는데, 순간 가슴이 찡해서 아이를 꼭 안아버렸다.


  어른들은 아이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들도 다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애써 괜찮은 척 웃어보아도 아이들은 그 표정 뒤의 울음까지도 다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인 척 하는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참으로 놀라운, 감히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인 소중한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9. 1. 29. 16:28



  생일이 설날 당일에 덜컥 걸리는 바람에 생일상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았더랬다.
  '미역국 대신에 떡국에 탕국 먹으면 되니까~ 케이크 대신에 떡 먹으면 되니까~'하면서 
  마음을 열고 생일을 맞았는데……

  생일 당일. 
  생일을 기억해준 고마운 분들께 문자로 축하를 받고, 세배를 하고 떡국을 맛있게 먹은 뒤에
  왠지 각종 튀김을 하고 보니 저녁시간. (?)

  괜히 부모님께 생일케이크 못먹은지 몇 년째라며 칭얼거렸었는데 
  연휴가 끝난 뒤(어제), 어머니께서 장을 보고 오시며 롤케이크를 사오셨다.

  이히히♡
  게다가 아버지께서 사오신 싱싱한 회도 먹었다~♥

  역시 울 엄마 아부지는 센스쟁이~☆

  우히히히히히히♡
  이히히히히히히히♡


  (↑ 좋아 죽는 M모씨...)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11. 11. 00:33


2주 전 쯤, 로즈마리가 '화분이 비좁다'고 하는 것 같아
한 둘레 큰 화분으로 옮겨주려고 흙을 사러 갔다가
추운데도 싱싱한 초록빛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스피아민트가 눈에 들어와
같이 사왔더랬다.

이 녀석도 약간 넓은 화분에 옮겨주고 왔다갔다 하면서 예뻐해주었더니
무슨 콩나물처럼 쑥쑥 자란다.
날이 추워서 일부러 창문은 잠깐 열어놓았다가 닫으니 일조량이 부족해 웃자라는가 싶다가도
줄기 사이사이로 올라오는 잎들을 바라보면 그냥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민트류가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력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면 진짜 "풋-!"하는 웃음이 나올 정도.

이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살겠다는 의지가 눈에 보여서 참 힘이 된다.
그래, 나도 힘내야지.
응, 반드시 되고 말테야.
암, 되고 말고.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10. 6. 19:19



  소리내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자신의 생각을,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감사하자, 내가 말을 할 수 있음에. 

  깊이 감사하자, 소리내어 말을 할 수 있음에.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8. 10. 1. 13:36



  10월 1일은 국군의 날입니다. 지금은 공휴일이 아니지만 옛날(한 10여년 전?)에는
10월 1일도 빨간 날이었지요. TV에서는 국군의 날 관련 행사를 하고, 아직 어린 꼬맹이들은
그저 학교에 안가는 날이라고 좋아하며 놀던 그런 시절이 있었답니다.

  몇 년간 '10월 1일'이라고 하면, '아, 그래. 국군의 날이지.'하고 어렴풋하게 떠올리기만 했는데,
올해 2008년 10월 1일은 조금 특별한 날인 듯 합니다.

  어머니의 음력 생신인데다 제 동생이 입대한지 딱 100일 되는 날이니까요.

  (동생이 입대한 날부터 그렇게 100일 휴가를 기다렸는데, 다음 달에나 첫 휴가를 받는다네요.
  그 100일이 그 100일이 아닌 것인가요? [울먹])


  조금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를 지키는 국군 장병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9. 16. 00:39


  책상에 앉아 놀고 있는데, 뭔가가 눈 앞에서 아른아른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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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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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를 시켜보니 무슨 하얀 공 같기도 하고.. 에? 설마, 혹시?!'



  고개를 길게 빼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님이 마치 씨익- 웃는 듯 합니다.

  "어머나, 달님~ 제 방에 놀러오셨군요!"

  누군가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릴 말을 하면서 씨익 웃어봅니다.

  "적적할까봐 놀러온거에요? 큭큭, 고마워요."

  책상 유리에 비친 동그란 달님을 보면서 손으로 문질문질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그냥 멍하니 달님을 바라보며 딴 생각에 잠기기도 하다가 왠지 '인증샷!'을 외치는 분이
  계실 것 같아(!) 카메라를 꺼내 방에 놀러온 달님을 찍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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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어두워서 그런지 책상 윤곽이 보이는 듯 마는 듯 하네요. 흐음, 인증샷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요?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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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달님을 올려다보며 찍을 때는 보이지 않던 무늬같은 것도 언뜻 보이는 듯 하지만, 정말 달 무늬인지 책상에 묻은 얼룩 때문인지는 알 수 없어요.


  이제는 각도에 따라 앉은 자리에서는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하는 달님이지만,
  슬슬 또 다른 곳으로 가셔야 할테니까 이만 보내드려야겠어요.

  후훗, 잘가요~ 내일 또 봐요, 달님.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9. 15. 19:23


  추석이 되기 며칠 전 부터 '달이 참 밝기도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더니
  어제는 정말로 예쁜 보름달이 환한 빛을 내뿜으며 하늘에서 인사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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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 부끄러운지 갑자기 구름으로 얼굴을 가리는 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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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부끄러워요 ///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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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이 찌그러지지 않게 잘 나오게 하려고 숨죽이며 찍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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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기와 '까꿍'놀이(?)를 하는 것 처럼 장난을 치던 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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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둥근, 예쁜 달님을 찍으려고 마구마구 zoom을 했지만, 역시 똑딱이의 한계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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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참 동글동글 예쁘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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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도 없어서 손각대로 겨우 겨우 숨죽이며 달님을 찰칵찰칵 찍어댄 미우였습니다. :)


  추석, 한가위 보름달은 잘 구경하셨나요?

  이번 추석 연휴는 너무도 짧아서 그냥 평범한 주말을 보낸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겠네요.
  부디 힘나는 하루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후훗, 아자!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8. 8. 28. 20:57


  부산에 가면 늘 의식처럼 들르는 태종대를 이번에는 가지 않고 (아흑-)
  친구와 광안리에서 만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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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이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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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붉은 기운이 감돌고 성미 급한 달이 하얗게 떠있는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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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에 앉아있는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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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 불켜진 광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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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흔들리긴 했지만, 흔들린 모습이 마치 왕관처럼 보여서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에요. :D


 오랜만에 보는 친구와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보냈던 한 여름 밤이었어요.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8. 8. 1. 00:51


  비가 오락가락, 햇빛이 비추는 것과는 관계없이 자기 할 일을 하는 비구름 덕분에
  양산을 우산삼아, 우산을 양산삼아 쓰고 다녔던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초목이 우거진 궁에 가기로 한 M모씨(?)와 레이디 다니엘(!)은 창덕궁과 창경궁 중
  한 곳에 가려다가 마침 목요일이 자유관람이라 관람료가 펄쩍 뛴 창덕궁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창경궁을 둘러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명정문

창경궁의 입구인 홍화문을 미처 찍지 못하고, 옥천교를 건너 명정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명정문을 찍었습니다. (...)


사실 창경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작고 좁은 궁 이었는지라 많은 기대없이 찾아갔지만,
설명을 듣고 산책하며 보게 된 창경궁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은근히 볼 것 많은 멋진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처음에는 설명을 해 주시는 분을 따라 궁을 한바퀴 돌고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와서
자유롭게 한 번 더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M모씨와 레이디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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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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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명전입니다. 왕비의 침전이지요. 사진은 무단 침입한 괴한(!)이 마치 자신의 집인양 행세하고 있는 통탄할 현장을 잡은 사진입니다. (......)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게 개방해놓은 곳은 통명전밖에 없었는지라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마구 사진을 찍고 바닥에 철퍼덕 앉아있다가 혼이 나기도 했답니다.
 
어쨌건 그렇게 궁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다 종묘(사실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 보려면 이곳 저곳 볼 곳이 많다면 많지만, 지친 나머지 그냥 길을 따라
주욱 내려왔답니다. 아, 참! 창경궁과 종묘가 연결되어있어서 창경궁쪽으로건 종묘로
들어오건 입장료 1000원만 있으면 두 곳을 모두 둘러볼 수 있어요.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생글])로 연결되어있는 길을 따라 종로 쪽으로 나와
시원한 빙수도 먹으며 남은 오후를 즐겁게 보냈답니다.

애매한 하늘?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해가 질 시간이 아닌데도 하늘빛이 얼핏 얼핏 금빛이더라구요. [덜덜]



무료한 오후, 초록이 가득한 가까운 궁으로 나들이 어떠세요?




후후후, 이제 앞으로 남은 궁은 2개인가! [반짝]

Posted by 미우
2008. 7. 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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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 혹은 망상2008. 7. 16. 21:50


  캄캄한 밤, 어름어름한 달빛 창가.

  건물들 사이를 기웃거리며 올려다보아야 달빛이 보이던 예전의 그 방은
  저 말과 참말로 어울렸다.

  살포시 붉은 빛을 띠는 밤 하늘에 노란 달무리가 어스레하게 창가를 비추고
  미지근한 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눈을 감고 창가에 기대어 달빛을 즐기곤 했다.

 

  지금은
  좀 더 하늘과 가까워진 곳에서
  탁 트인 하늘과 햇볕과 달빛을 마주하고
  원 없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처음 이 방에서 밤을 맞이했을 때,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며
  어찌나 감동했던지.



  오늘은 달이 참 밝았다.
  커다랗고 둥근 보름달이 방을 환하게 비추어
  불을 밝힐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새삼 밝게 빛나는 그 따스한 빛에 눈물이 나는 밤이었다.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7. 14. 23:37


  축축 늘어지게 하는 날씨에 마음도 추욱- 처져 아침부터 상태가 별로 좋지 못했다.
  꾸물거리며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가 만사가 다 귀찮아진 나는 볼 일이 마치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멍- 한 상태.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살짝 흔들거리다
  괜히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당역쯤 왔었을 때, '미친 척 춤을 춰 볼까'하고 생각했다가 아무래도 잡혀갈 것 같다는
  생각에 - 딱히 누구에게 보여줄 만큼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고,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므로
  결국 막춤일텐데 보여주기는 누구에게 보여주나? 하는 생각이 더 컸다만 - 마음을 가라앉히고
  손가락으로만 장단을 맞춰 들썩이다 집 근처 역에 다다라 얼른 내렸다.

  '오늘 소나기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들고 나왔는데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구나.
  음, 으으음,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우산 쓰고 갈란다!'

  지하철 역에서 집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기에 보통 다시 버스로 환승해서 가야하지만,
  기분도 꼬물꼬물한데 집에 가봤자 잠 밖에 더 자겠나 싶어 연녹색 비닐우산을 팡-하고 펴서
  음악을 들으며 걸었다.

  햇빛 쨍쨍한 날에 우산을 쓰고 가는 것 만으로도 이미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을테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흥얼거리며 흔들흔들 리듬에 맞추어 폴짝폴짝 뛰듯이 걷기도 하고,
  hop hop jump jump~ 정말 뛰기도 하면서 언덕을 올라왔더니 기분이 많이 풀린 듯 했다.

  '집에 가서 얼른 씻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집 근처에 거의 다 왔을 무렵.

  왠지 뒷산에 가서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풉)
  뭐, 이왕 흘린 땀이니 뒷산에 갔다가 집에 간다해도 바뀔 것은 없겠다 싶어
  뒷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햇볕 내리쬐는 무더운 오후라 사람은 많이 없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등산복을 입고 오르시는 분이 대부분인 그 무리 속에
  연녹색 비닐우산을 쓰고 샌들에 면치마 입고 쭐래쭐래 겁 없이 올라가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좀 우스웠으리라.
  그래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신선놀음하려는 나의 의지는
  얼핏 느껴지는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길을 따라 걷게 했다.


  점점 나무 그늘이 길에 드리워져 우산을 접고, 타박타박 걸어 물 소리를 따라 올라가니
  어린 아이들은 아예 수영복을 입고 물장구를 치며 있었고
  어른들도 신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근 채 시원하게 시간을 보내고 계시더라.

  그늘이 있는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가서 첨벙- 하고 발을 담그고 앉으니
  온 몸이 시원해지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것이 '이것이야 말로 신선놀음이 아닌가'싶더라.

  올라오는 길에 딴 봉숭아 이파리로 새끼 손톱에 물을 들이며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발이 간질간질하다.
  무엇인가 하고 보니 버들치가 발 주위에 와서 '먹인가'하여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치고 있다.
  얼굴에 슬그머니 미소가 떠오르고 장난끼가 발동해서 발가락을 꼬물거리니
  이 녀석들이 움찔 하면서도 계속 나를 툭툭 건드린다.
  물고기들과 한참 장난을 치기도 하고, 주위에 물장구치며 노는 아이들도 보다가
  괜히 친구에게 전화해서 염장을 지르다보니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갔는지
  내려가야겠다 싶더라.
 


 
히히, 가끔은 뒷산에 올라가 발 담그고 신선놀음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나.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7. 9. 23:26


 
  뜨겁게 햇빛이 내리쬐는 오후,
  시원하게 에어컨이 나오는 지하철을 타고 피서를 즐기고 있다가
  갑작스레 의기투합한 레이디 다니엘과 미우. (?)

  지하철을 타고 빙글 빙글 돌까 하다가
  오이도로 가자고 했다가
  왠지 1호선을 타고 소요산 방향으로 향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밖으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과 푸른 산.
  널찍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동두천이더라.

 

동두천찍고 다시 서울로!

동두천 역에서 내려 잽싸게 사진을 찍은 후 다시 반대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느라 이 곳이 동두천이라는 증거가 하나도 없는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아.

 

 

  외곽으로 나갈 때는 사람도 없고, 시원한 지하철이었는데
  시내로 오는 지하철은 사람도 많고 에어컨도 미적지근하여 좀 지쳐버렸다.
 
  서로 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향해야 할 시간.

  늘 그렇듯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과 몸짓으로 인사를 나누고 집에 돌아와
  드라마 시청 후 포스팅하다.(!)


  덕분에 시원한 하루를 보내게 되어 참 좋았어요. 고마워용~☆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