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7. 9. 11. 18:39


  그동안 오래 오래 연락을 하지 못했던 분들에게 안부문자를 보냈다.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라며 화답해주시는 분도 계셨고,

  "누구시죠?"라는 분도 계셨더랬다.

  하지만 "저, M양인데요~"라는 대답을 하니 다들 기억해주시는 분위기.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드문 드문 연락해도,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더라도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7. 9. 1. 01:11


  네, 다녀왔습니다.
  사실 목요일인 30일에 돌아왔지만 어쩌다보니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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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레 여행이 정해져 후다닥 준비를 하고 태안에 있는 안면도(의 청포대 해수욕장이라는 곳)에 출발을 하려 하는데...... 어째 그 곳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굉장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되었답니다. 뭐랄까, '될대로 되라' 내지는 '비 많이 오면 펜션 안에서 놀다가 올테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것 저것 챙겨서 약속장소로 향했었죠.

  약속 장소에서 조우한 M모씨와 일당들.[......] 일단은 먹을거리를 사자는 생각에 터미널 근처의 마트로 가서 이것 저것 샀더니 벌써 온 몸에 힘이 쭈욱 빠지더군요. 툭 치면 비가 주르륵 쏟아질 것 같은 구름을 보며 커다란 박스를 '영차'하고 짊어지고는 다시 터미널로 슈슈슉.

  다들 아침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모였기에 마트에 가면서부터 "배고파아~"라는 원성이 하늘을 찌를 기세! 버스를 타기 전 간단하게(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가 간단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요기를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네, 다 좋았어요. 박스를 버스 아래에 있는 짐칸에 넣는 것도, 버스에 오르는 것 까지도.

  하지만, 눈에 보이는 좌석 가득히 연인들이 와글와글.

  (저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희 일행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며 겨우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춘은 좋은 것이로구나."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말이죠.

  수다를 떨다가, 음악을 듣다가, 자다가 도착한 태안!

  태안에서 숙소가 있는 청포대해수욕장까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했어요.
다시 끙끙거리며 짐을 들고는 버스에 올랐더니, 어쩐지 굉장히 느긋하신 기사아저씨와 승객여러분들이 미소로 반겨주시더군요. 커다란 짐을 보시고는 "아가씨 3명이 뭘 그리 많이 먹을 거라고 잔뜩 싸 짊어지고 간대~ 우리도 같이 나눠먹읍시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우리의 기사아저씨는 정말이지 센스쟁이셨답니다. 승객이 타서 앉을 때 까지 출발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버스가 부웅~하고 가다가 승객이 "저 고개 지나서 세워주세요."라고 하면 고개를 지나서 착(!)하고 세워주시는 것도 다반사. 내리기 전에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면 "차 세우면 일어나세유."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시고, "아저씨~ 청포대 해수욕장 도착하면 알려주세요~"라는 말에 "생각나면~"이라고 대답하시는 센스도 잊지 않으시더군요.
  결국은 차가 멈추어서고 나서 "아? 여기가 청포대 해수욕장 아니야?"라고 중얼거리는 저희 일행을 보시고는 "아, 여기가 청포대 해수욕장이에유."라고 말씀해주셔서 내렸지요.


  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인데......

  길은 2차선 도로 하나 뿐.
  그것도 꼬불꼬불 많은 논과 밭을 뒤로 하고 지나와서 왠지 대충 간판만 세워져 있는 듯한 느낌의 입구.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해변으로 달려갔답니다.


  "와아아아~ 이게 얼마만의 물놀이야~"


  ...그런데 들어가고 들어가도 무릎 밑에서 찰랑거리는 바닷물. 분명히 시간 상으로는 만조시간인지라 물이 가득 들어온 것을 감안하고, 서해라는 것을 감안해도 들어가고 들어가도 무릎 밑.

01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무릎까지 오는 물에서 첨벙거리며 물놀이를 하다가 친구와 함께 '가다보면 언젠가는 깊어질거야!'라는 눈빛을 교환하고는 슉슉- 바다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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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슉슈슉-!


  그렇게 한참을 가서 물을 무서워하여 종아리에 오는 깊이에서 사진을 찍으며 있던 친구가 점으로 보일 정도가 되자 물이 가슴 정도 오더군요.(......)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많이 심하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그 친구 곁으로 돌아와서는 땅을 파고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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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면 돈이 나오기도 합니다.


  온 몸에 흙을 처바르며(......) 놀다가 땅을 파다보니 100원짜리가 나오더군요. 왠지 그것에 고무되어 그 이후로도 한동안 땅을 팠지만 소득은 그것뿐이었습니다. [훌쩍]

  확실히 나이가 나이인지라(......) 조금 놀다보니 지치더군요. 그 길로 숙소에 돌아와 씻고는 간단히 컵라면 하나를 꿀꺽. 약간 졸린상태에서 헤롱거리다가 바베큐파티를 위해 그릴을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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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멀쩡한 아이들...

  불을 붙이고 감자와 고구마 따위를 마구 던져놓은 후, 고기를 올려서 지글지글 굽는 한편
한 쪽에서는 밥과 반찬, 음료수 등을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그 와중에 고기를 담당한 누구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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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신나보이는구나...... 에휴.


 이런 짓이나 하며 놀다가 고기를 태워먹었다지요, 아마. [휴우우..]

  그렇게 준비된 밥과 고기를 먹는데, 웬 모기들이 그렇게 몰려오는지.
  모두 함께 탭댄스를 추며 고기를 먹고, 쌈을 싸 먹고, 콜라까지 벌컥벌컥 들이킨 다음 방 안으로 피신해서는 모기향을 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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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이 타오르고 있어요! 'ㅁ')!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새벽녘에 잠들었답니다.



  그 다음날이요?
  느지막히 일어나 부랴부랴 씻고 청소하고 나오느라 정신없었어요.
 
  버스를 아무리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를 탔더니
택시비가 15000원. [털썩]

  운전면허가 있다면 렌트카를 빌려서 오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찌되었건 그렇게 정신없이 후다닥 다녀온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조용하고 호젓한 여행을 원했던 H모양은 왠지 허탈해진 기분을 추스리며 집으로 향했고,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했던 M모양은 정말로 즐겁게 놀다와서 피곤한 모습으로 들어갔으며,
내일 모레가 개강인 S모양도 초췌해진 얼굴로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갔답니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모두들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지만, 그 다음이 언제일지는 확실히 모르겠기에 더욱 소중한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7. 8. 27. 16:59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어떤 것에 계속 애정을 쏟다보면
그 상대(?)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 반응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떤 이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듯 비웃기도 하지만
나는 이것이 사실이라 생각한다.

  사람이나 동물의 경우에는 그 반응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반발할 여지가 없겠지만,
식물의 경우는 아주 서서히, 무생물(...)의 경우에도 고장난 척 하다가
'이러면 안되잖아'라는 한마디에 작동이 되기도 하는 등의 경우를 보면 그러한 생각이
틀린 것 만은 아니라는 믿음이 생긴다.


  일례로 홀로 떨어져 살게 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외롭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해
키우게 되었던 허브가 있었다. 평소에 하듯이 그 허브에게 이름도 붙여주고,
햇빛이 잘 안드는 방이었기에 아침이면 밖에 내놓고 저녁이면 다시 방 안으로 들여놓는 일을
매일같이 했으며, 힘든 일이 있거나 즐거운 일이 있으면 그 앞에서 떠들어대기도 하고,
괜히 음악을 들을 때도 '같이 듣자~'라고 이어폰의 한 쪽을 식물에게 양보하는
(어찌보면 정신상태가 의심스러운)일들을 하며 몇 달을 즐거이 보냈더랬다.

  그러다 몇 달간 본가로 돌아가야 했을 때 약간은 슬픈 마음으로 친구에게 그 식물을 맡기고
집으로 내려갔는데 그 이후 일주일이 조금 안되었을 때, 그 녀석이 나와 떨어진 직후부터
시들시들하더니 결국은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면 그 이전 부터 상태가
좋지 못했다가 어찌 어찌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왠지 타이밍의 문제라기보다는 녀석이 나의 부재를 알고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지만)잔정이 많은 성격이라 그만큼 쉽게
상처받는 유형인 나를 보고 한 친구는 '정신차려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무언가를 마주했을 때 습관적으로 정이 가는 것을 어찌 막으리.


  어찌되었건 그런 일들을 몇 번 겪다보니 이제는 그렇게 사랑을 주면 그 사랑에 잘 반응하는
사물이 참 고맙게 느껴지고 잘 반응할 수록 더욱 더 애정이 가더라.


  뭐랄까, 사랑을 주었을 때 착실히 반응하는 그 아이들처럼
인간관계도 그렇게 솔직하게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7. 8. 16. 15:53


  사실은 13일 저녁에 도착했지만, 그 동안 주욱 인터넷이 안되다가 오늘에서야 되어서(!!)
늦게나마 복귀(!?) 소식을 알립니다.

  후후후, 본가에서 돌아와 냉장고를 열었더니 먹을 것이 없어요. [......]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7. 6. 18. 21:27

  어머나 어머나~♡
 
  이 볼 것 없고, 보잘 것 없는 공간에 와 주셔서 캄사합니다! [!!]

  별 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다가 옆의 카운터를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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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악~♡




  오늘까지 벌써 1500명이나 다녀가셨네요!

  아흑~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썩은 하트가...)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7. 6. 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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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만나게 되었던 머그컵씨.

  2007년 오늘까지 언제나 조용히 물을, 커피를, 차를 담아 내었던 그대의 그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겠군요.
 
  더울 때도, 추울 때도, 슬플 때도, 기쁠 때도 함께 해 주었던 그대에게

  나는 결국 몸 한 언저리에 커다란 생채기만 만들어 주고는, 그대를 떠나보내려 하고 있어요.

  미안해요, 머그컵씨.

  비록 이렇게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대가 나와 함께 했던 그 기억은 잊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아흑, 그럼 안녕.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7. 6. 7. 16:47


  어제(6월 6일), 원래는 몇 명만 데리고 식사하려 하셨다는 선배님의 의도와는 다르게
10명이 넘는 숫자가 모여 선배님께 빌붙었답니다.
(.....진짜 차비 빼고는 한 푼도 안썼어요! [덜덜덜])
덕분에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빠진 인원들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아쉬웠어요.

후후후, 그건 그렇고 9기 다음에 바로 14기라니. orz
왠지 OB와 YB로 나누면 OB에 속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린지라 얌전히 있다가 왔네요.

여튼, 오늘 못 본 이쁜 어린이들~ 다음에 기말고사가 끝나면 봐요.

후후후후후후♡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7. 6. 5. 11:41


  오랜만에 후배에게 연락이 와서 '무엇인고~'하고 보았더니
고등학교때 서클(동아리?) 대선배님(!)이 서울에 오신다며 내일 오후에
시간을 낼 수 있냐고 한다.

  그냥 가벼운 저녁식사였던 것 같은데, 왠지 그리운 얼굴들이 보고 싶어져서
'다른 애들도 부를까?'라고 한 것이 일파만파 퍼져 거의 정규 OB모임 규모보다
더 커질 것 같은 느낌.

  무엇보다도 정말 고마운 건, 이 소식을 알린 직후에 쉴 새 없이 '띠리링 띠리링'하며
호의적으로 대답을 해 준 우리 동기들의 반응.

  나야 거의 백수놀음을 하는 중이지만(...), 나머지는 다 복학해서 기말고사 기간이라
바쁠텐데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이 친구들의 모습은 정말 정말 감동적이다.

  내일이면 보겠구나, 그리운 얼굴들이여~! (꺄악~♪)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 대답한 아이들은 14기. 15기 후배에게도 하나 보냈는데 아직 답변 없음. 16기와 17기, 18기는 그 후배님이 책임질테고...... 나, 왜 선배님들 연락처는 모르고 있는 거냐! 적어도 13기 선배님들 연락처는 알아야 할 것 아냐!! 아, 그러고보니 내일 가면 지금 무슨 일 하고 있는지 물어볼텐데, 난감해, 난감해. 아! 연락이 안닿은 애들도 있을텐데!아아악, 점점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고 있어어! [털썩]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7. 5. 28. 21:12


꿈에서 그는 왠지 유명한 사람.
그런데도 저와는 굉장히 친한 듯 둘이서 "와하하"거리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더랬지요.

그러다 문득 잡게된 그의 손.
커다랗고 딱딱하지만, 따뜻하더군요.
씨익 웃으며 "어깨 좀 주물러 줘."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하고 짓궂게 그의 곤란한 듯한
표정을 보고 있다가 등 뒤를 맡기고 기다렸어요.

[!!!]

와아아, 어쩜 이렇게 안마를 잘 할 수 있을까요.
결렸던 어깨가, 척추 부분의 마디마디가 짜릿한 느낌과 함께 시원해졌어요.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순간,
저는 잠에서 깨고 말았답니다.

묘하게도 정말 시원해진 어깨근육!
아아, 다음에 꿈에서 그를 보게 되거든 또 부탁해야겠어요♡

(......)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