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13. 6. 9. 01:16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던 것이었을까.

예전에 쓴 글을 하나 하나 읽어보다가 

과거의 나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과거의 나는 지금보다 더욱 어른스러운 사람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드니 

지난 몇 년간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부끄러워졌다.


과거의 자신에게서 위로 받으면서 눈물이나 흘리는 바보가 여기 있다니.


과거의 나에게 참으로 고맙고 미안하다. 


나이만 먹는다고 해서, 얼굴에 주름이 하나 하나 늘어간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지. 

그래. 

삶에 지치고 고단하여 하루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더욱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다음에 과거의 나를 만날 때에는 

염치없이 위로만 받는 것이 아니라 

고마웠다고, 기특하다고 칭찬해 줄 수 있는 조금 더 자란 어른이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11. 5. 20. 11:29


  달력에서 날짜를 확인하자마자 '아, 오늘 생일이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누구의 생일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렴풋하게나마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지만 그 분의 생일이 맞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기에 

  고민을 하다 문득 내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누구의 생일인지도 모르면서 날짜만 기억하고 있다니 내 기억력이라는 건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거야?'



  누군가의 생일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했거나 중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누구'인지의 여부는 기억나지 않고 오늘이 생일이라는 사실만 기억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고, 동시에  나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잊혀지겠다는 생각이 들며 서글펐다. 

  


  어찌되었건 내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원래 기억했어야 하는 그 분께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늘 행복하시기를 바란다.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11. 4. 2. 20:47


  모두 건강히 잘 지내시죠?
  그동안 특별히 아주 바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블로깅을 못했던 것 같아요.

  일이 많았던 3월이 지나고 4월이네요.

  얼마 전, 부산 곳곳에 매화, 개나리, 목련이 피어 오르는 것을 보고 '날씨는 춥지만 봄이구나.'라며 
  어렴풋이 봄이 다가왔음을 느꼈는데, 오늘은 벌써 벚꽃이 활짝 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모든 벚나무가 그런 것은 아니고 저희 동네에 있는 벚나무 몇 그루가 꽃을 보여줬을 뿐이지만요.

  벚나무가 꽃을 피우니 학생들에게는 이제 슬슬 중간고사가 다가옴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을 것 같아
  조금 짠하면서도 살풋이 웃음이 났어요.

  왜 벚꽃은 중간고사 기간일 때 가장 아름답게 피어 시험공부에 찌든(?) 학생들의 심금을 울리는지
  이유를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벚꽃 흩날리는 교정을 거닐던 그 때의 모습이 참 좋았었다라는 걸
  느끼게 되네요.

  어쨌건 모두들 힘내시고 4월도 아름답게 잘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화이팅!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10. 11. 17. 23:00


  오랜만에 포털 사이트에 로그인을 하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메일만 확인하려다가
  가입한 기억이 없는 카페에서 온 단체메일을 발견했다. 

  첫 화면으로 넘어가 내가 가입한 카페 이름 목록을 보는데 언제 가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혹은 가입을 한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어떤 것 때문에 가입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카페들이 보이더라.

  카페에 들어가 내용을 읽어보고 '이래서 가입했었구나!'하는 사실은 알았지만 더 이상 흥미가 없는
  카페는 탈퇴, 아직 조금의 흥미가 남아있는 카페는 그냥 둘러보고만 나오던 중 
  얼핏 기억나기로는 아는 사람을 통해 가입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인연으로 알게 되고 가입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카페를 보았다. 

  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고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쓴 글들을 읽어보다가
  PC통신이 활발하던 무렵 모사에서 운영하는 K모라는 동호회에서 만나 친해졌던 사람들이었고
  그 중에 한 사람을 통해 가입하게 되었던 카페라는 기억이 떠올랐다.

  이 일을 계기로 예전에 내가 활동하던 그 때의 흔적들이 남아있는지 이 곳 저 곳 기웃거려보았지만
  그 흔적은 나타나지 않더라. 
  
  그 때의 추억들을 되살려 볼 수 없다는 아쉬운 감정과 함께 알 수 없는 묘한 안도감도 생겨났다. 

  물론 그 당시의 흔적을 직접 볼 수는 없었고, 그 때 알게 되었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오는 것은 아니기에 슬픈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입가에 엷은 미소가 지어지는 시간이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멍하게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는 나를 보니
  그 추억이 그리운 것도 있겠지만 사람이 그리워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럴의도가아니었는데어쩌다보니되게외로워보이는글이되어버렸……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10. 10. 25. 23:39



  산책을 하다가 문득 하늘을 보았다. 

  시리도록 하얀 달이 구름에 둘러쌓인 채 나를 보고 있었다. 

  달을 향해 손을 뻗다가 주위의 시선을 느끼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가던 길을 걸었다.

  슬펐다.

  뭐라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것이 그저 슬프게 느껴졌다.

  그리고 차오르는 그 무엇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숨이 가빠올 때 쯤

  다시 올려다 본 하늘에는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작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혼자만의 착각이겠지만 누군가가 나를 위로해주려고 보낸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고마웠다. 

  슬프던 그 마음이 조금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10. 7. 21. 23:50


  난 고향에 있는데 향수병 비슷한 것에 시달리는 건 뭐란 말인가.
  단조롭게 돌아가는 일상에 치여 내 속에 있던 어떤 것들을 소모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랄까.
  숨을 쉬고 있고, 움직이고,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지만 
  살아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래를 불러보아도 위로가 되지 않고,
  멍하게 앉아 있다가 공상에 빠지기도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또 현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그냥 푸념만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10. 7. 14. 01:11


  작년 쯤 만났던 우리,
  난 너를 만난 순간 부터 네가 너무 좋았었단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네가 너무 좋아서
  매일 매일을 함께하고 싶어했고,
  많은 날들을 함께했지.
  비가 오는 날에도 화창한 날에도
  너는 늘 부드럽고 편안하게 나를 대해주었어.
  그런데 나는 왜 네가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생각해보면 너무도 거칠고 힘든 길을 함께 걷게 하고
  네가 편안히 쉴 수 있는 상황도 만들어주지 않았으며
  너와 함께 다니는 그 순간에만 너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을 뿐,
  집에 돌아와서는 너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 있었나봐.
 
  1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 동안
  네가 나에게 준 그 편안함은 정말로 잊지 못할거야.
  그리고 나의 부주의 때문에 이렇게 내 곁을 떠나버리게 해서
  너무 미안해.

  너를 보내야 하는 내 마음이 너무도 아프구나.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해. 고마워. 그 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잘가렴. 안녕.


  2010. 7. 12. 저녁에 운명을 한 나의 부드러운 갈색 스트랩 샌들에게.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Traum2010. 3. 10. 02:35


물랑루즈 OST에 포함된(?) 곡입니다.

가사를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저릿해져 오는 곡이에요.

느끼는대로 부르게 되면 제대로 부를 수가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나는데
가사 때문인지 멜로디 때문인지 모르겠네요. :)

비루한 솜씨를 드러내어 또 올려봅니다.
언젠가는 스스로만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네요.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9. 11. 15. 02:04


  날씨도 쌀쌀해지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고정적이다보니 외로움이 밀려오는 듯하다.
  곁에서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도
  그냥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그런 시간이 있었건만,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깔깔대던 그런 시간이 있었건만.
  지금의 나는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듯 
  스스로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일을 저지르고,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해 또 마음 상해가며
  하루 하루를 연명해가고 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삐그덕 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내 몸도, 마음도..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9. 11. 12. 13:07


  나무의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아기새는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자신의 품에서 떠난 아기새를 바라보는 나무에게 허전함이 스며들었다.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9. 9. 18. 23:38


  이별이 아니라고 생각할래요.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헤어짐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네요.

  다만, 
  정든 사람과, 장소와, 사물들을 벗어나
  조금은 먼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제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고,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또 새로운 만남에 대하여 생각하게 됐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아주 먼 곳으로 가버리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우린 만날 수 있고,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따스한 체온을 느끼고
  포근하게 꼭 안아줄 수는 없어도,
  말 없이 그저 바라보며 눈빛으로
  위로해 줄 수는 없더라도, 
  저는 언제나 당신을 위해 기도할거에요.

  고마워요. 
  곧 돌아올게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9. 8. 18. 21:42


  얼마 전부터 편찮으시다는 것에 대한 기사는 많이 접했지만,
  그래도 좋아지셨다는 기사도 읽고 해서 많은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정신을 놓고 멍하게 있는데 
  김대중 前대통령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연세는 많으시지만, 그래도 굳건하게 언제까지나 계실 것 같던
  김대중 前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니 또 다시 허전함이 밀려오는군요.


  故노무현 前대통령과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서거소식이 있었던 2009년은
  아무래도 굉장히 허전함을 가져다 준 해라고 기억될 듯 합니다.

  고이 잠드소서.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9. 8. 11. 01:16


  여유를, 너그러움을 잃어가는 듯하다.

  무엇에 쫓기는 듯 얼굴에는 미소를 잃어가고,

  즐거움에서, 행복에서, 꿈에서 멀어지며

  점점 더 여유를 잃어간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곧 별 것 아닌 일에 화를 낸 자신에 또 화가 나 

  거듭해서 화는 쌓여간다.


  반짝이는 별을 보며,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꾸던 그 소녀는

  감히 하늘을 바라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생기를 잃은 표정으로 한숨만 가득한 하루를 살아간다.


  꿈을 노래하던 소녀는 

  이제 기계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자조(自嘲)가 배인 표정으로 그렇게 또 하루를.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9. 5. 23. 16:11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해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갑자기 선생님 중 한 분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망소식을 알려와 다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 관련 기사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관련 기사들이 연달아 올라왔고, 기사를 읽으며 머리로는 어느정도 사망소식에 대하여 이해를 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아무래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 前現職 대통령들 중에서는 가장 호감이 가던 분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안타깝고 답답하여 눈물만 흐를 뿐입니다.

꿋꿋하게 맞서 싸워나가던 그 모습을 보며 강한 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동안 마음 속으로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사망설이 보도되던 오전 9시 30분 전후에 올라오던 기사들을 보며 저는 분노했습니다. 그 시각에는 아직 자살인지 실족사인지 정확치 않은 시점이었기에 다른 언론사에서는 "사망"이라고만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히들 말하는 조선,중앙,동아일보에서는 헤드라인부터 기사내용까지 "자살"이라고 못박고 있더군요. 지금은 유서가 발견되었다고 하여 자살이라고 추정하는 분위기이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이지 돌아가신 분을 앞에 놓고도 끝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냐며 분통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전-노-김-김-노-이 대통령 중에서 가장 마음이 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아있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도 가슴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탤런트 故 여운계씨께도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9. 1. 3. 23:03





  결국 네 것이 될 수 없다면,
  평생 모르게 만드는 것이 나아.

  철저히 숨겨.
  이제 더 이상은 네가 나설 수 있는 범위가 아니야.

  슬프겠지만, 더 이상은 안돼.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