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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7 우리말을 아껴주세요.
들어볼래요?2007. 5. 17. 07:13




  언어를 배우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언어에 대해 알아갈 수록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느 특정한 언어에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만 해도 정말 어렵기 그지 없으니까. 맞춤법, 띄어쓰기 등 사실상 초등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것 같은 기본적인 것들도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다보면 긴가민가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할 경우에는 조금 덜 하겠지만, 글을 쓸 경우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썼다 지웠다 하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니리라.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굳이 엄격하게 문법을 따져가며 말을 사용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요즘 어린 학생들이 쓴 글을 보고,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이런 저런 글들을 읽다보니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끼적거려본다. (물론, 이 글에도 여러가지 문법적인, 혹은 말도 안되는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지적바랍니다.)


  먼저 맞춤법에 대한 이야기를 짚고 넘어가 보자. 솔직히 말해서 맞춤법이 쉬운 것 만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예를 들어, '어이없다'라고 할 때에 '어이'라는 말을 '어의'라고 한다거나 '얘기'를 '예기'라고 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어이없다'의 '어이'는 '어처구니'의 준말이고, '이야기'의 준말은 '얘기'이므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데도 틀리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랄까. 정말이지, 전체적인 문장에서 '않'과 '안'의 사용, '되'와 '돼'와 같은 단어의 사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적인 명사의 맞춤법은 조금 주의를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되'와 '돼'가 혼동될 경우, '하'나 '해'를 집어 넣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되요'와 '안돼요' 중 어떤 것이 맞는지 궁금하다면, '안하요', '안해요'와 같이 대입해보자. 정답은 '안돼요'.)

  두번째로 짚고 넘어갈 부분은 과도한 통신언어의 사용에 대한 것이다. 인터넷을 하면서 축약된 말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의 사용 이전에 PC통신(인터넷이 개방적인 것이라면, PC통신은 가입자 내에서만 이용가능한 폐쇄적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을 이용하던 시절부터 조금씩 사용되어오던 통신언어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다양해지더니 하루가 다르게 진화, 발전되어가고 있다. 덕분에 분명히 한국어처럼 보이는데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곤 한다. 그것이 넷 상에서만 국한된 일이라면 괜찮겠지만, 실생활에서도 버젓이 사용되니 더욱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애교라 할 지라도, 보고서와 같은 문서에도 사용하는 사례를 목격하고 나니 웃어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신언어의 사용. 때와 장소에 맞게 사용하는 지혜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세번째, 통신언어와 비슷한 맥락이기는 하지만 은어(隱語 : 어떤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네 구성원들끼리만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요즘은 은어와 통신언어, 유행어의 구분이 모호하지만 은어의 지나친 사용은 자기네 구성원이 아닌 다른 구성원에게는 소외감을 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론이라고 하기 민망하지만, 내가 하고픈 말은 우리 말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 '이번 한 번 정도야.'라는 생각들이 모여 전체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말을 하기 전 한 번만 더 생각하고 표현했으면 한다.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