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09. 9. 30. 10:00

  아침 출근길.
  정장은 아니지만 정장처럼 차려입고 나오는데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냅다 뛰기 시작했다.
  비탈길도 즐겁게 뛰어내려오는데 어라? 스텝이 꼬인다.
 
  어어어, 휘청휘청..
  잘만하면 넘어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관성의 법칙에 의해 몸은 앞으로 쏠리고 스텝은 계속 꼬인다.
  설상가상으로 다리에 힘까지 풀리더니 
  남정네들이 잔뜩 서 있는 차 옆에서 그대로 슬라이딩-!

  가방 안에 있던 물건은 앞으로 쏟아지고,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짚은 양손바닥과 무릎은 욱신거린다.
  "으- 아파"라고 무미건조하게 내뱉으며 물건을 주섬주섬 줍다보니 
  옆에 있던 남정네들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라는 표정으로 얼어있다.

  내가 무엇을 하건 시간은 흘러가기에 
  절뚝거리면서도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간다.

  "정말 아프네. 으으으으-"라고 중얼거리면서 가는데 
  손바닥에서 나는 피보다 무릎에서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 난다.

  넘어지면서 청바지에 구멍이 났는데, 
  무릎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조금 지나니 청바지에 상처가 난 곳이 달라붙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어쨌건 버스를 타고 오면서 '도착하면 약국에 들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내리지만 
  근처에 약국이 없음에 좌절.
  편의점에도 밴드는 있지만 소독약은 없다는 사실에 좌절.
  
  결국은 물로 대충 씻어내고 바지를 걷은채 포스팅 작성 중.

  ...근데 무릎의 상처가 뭐랄까...
  피가 나는 것도 나는 것이지만 워낙 울퉁불퉁한 비탈에서 슬라이딩을 해서 그런지 
  피부가 벗겨진 부분이 울퉁불퉁.

  아, 당분간 치마 입기 어렵겠구나. 쳇.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