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8. 2. 12. 21:34



  아픔과 그리움에 가슴을 치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대를 만나러 갑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처음 보는 거리,
  처음 와 본 도시.

  하지만 그대 향한 그리움만으로
  낯설음은 뒤로 한 채 당당히 걸음을 옮겨봅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조금만 더 가면 그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또 한 걸음.


  점점 목적지에 가까워질 수록
  숨은 가빠오고
  심장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뛰기 시작합니다.

  기약도 없이 불쑥 나타나서는 무어라 해야할는지,
  만나게 되면 어쩌나, 못 만나면 어쩌나
  머릿 속은 점점 복잡해지고
  망설임으로 인해 한 걸음을 옮기는 것이 점차 힘겨워 질 때,
  그 자리에 우뚝 서 마음을 진정시킨 뒤
  다시 걸음을 옮겨봅니다.


  그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곳에 다다랐을 때,
  무작정 찾아와 주위를 둘러본다 하여도 그대가 보일 리 없다는걸 알면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그저 그대에게 건넬 쪽지를 남겨두고
  자조하며 돌아섭니다.

  보고싶다는 말, 그립다는 말, 잘 지내냐는 말.
  그대를 보며 몇 번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 말들을
  그 작은 종잇조각에 담아놓고 돌아서는 이 마음을 그대는 알까요.

  맺히는 눈물을 삼키며, 솟아오르는 신음을 애써 눌러담고
  어쩌면 그대와 마주치지 않아서 다행인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달래며
  돌아가는 그 길은
  그대를 만나러 가던 그 길과 같음이 분명한데도 더없이 짧게 느껴집니다.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 하여도
  내 마음을 전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는 안도감때문일까요.
  알 수 없는 평안함과 이러 저러한 감정이 뒤섞여
  온 몸이 나른해집니다.

  그렇게 해가 지고 달이 지고
  다시 해가 떴을 때,
  그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