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08. 4. 26. 14:24


  택배를 받고 냉장고에 반찬을 넣다보니 김치통 하나가 남아서 "빨리 먹어치워버리자!"라는
  일념으로 김치부침개를 부치고 있었습니다.

  건물 안에 가스렌지 이용이 가능한 곳이 1층과 4층 밖에 없는지라 당연히 오늘도
  가까운 4층으로 가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치직-치직-'하는 소리를 즐기다
  두께가 꽤 있는 관계로 잠시 아랫층에 내려왔답니다.

  별 생각없이 답글을 달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버렸는지라
  '으헉!'하는 소리를 내며 두다다다- 올라갔거든요?

  그런데 마침 주인 아주머니께서 정수기 상태를 보시느라 올라오셨다가
  "다탔네~ 다탔어~ 에구~"라고 하셔서 어색하게 웃으며 뒤집었더니,
  역시 많이 타지는 않았더라구요.

  '이번에는 지켜보고 있겠다!'라고 하면서 젓가락으로 딱딱하게 된 부분을 두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외국인 청년!
 
  "저기, 말씀 좀 묻겠습니다."

  "네에? 네? 아, 네."

  "거기 옷에 Deutsch라고 쓰여져 있고, 옷에 국기가 달려있는데 혹시 독일어 전공이세요?"

  " ... ?! "

  집 안에서 편안하게 있느라 추리닝바지에 고등학교때 과티를 입고 있었다는 걸
  생각해내고는 웃으면서,

  "아아, 고등학교때 독일어를 배웠었거든요."

  라고 대답했더니

  "그래서 그렇게 입고 계신 거였군요. 저는 한국어를 배우러 온 학생인데
  독일어 전공이면 서로 가르쳐 주면 하고-language exchange하는..- 물어봤어요.
  주변에 독일어 전공하는 친구 있으면 알려주세요."

  라고 하시더군요.

  "네에~"

  라고 대답하고 서로 인사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는데,
  뭐랄까.. 한국어를 참 잘하는 외국인이다 싶어서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아흑- 3년 넘게 배웠던 독일어가 가물가물하다니!
  그러면서 과티는 자랑스럽게 잠옷으로 입고 있다니! (음?)
 


  어쨌거나 결론은~ 부침개가 맛있군요. :D  [....!?!?!]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