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08. 5. 17. 17:56


  하루종일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수상한 날씨에 불안하던 오후,
  R언니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로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아무래도 만나야겠다며 그 먼 길을 오겠다고 했다.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하고 나서 그 때부터 갑자기 청소 시작.
  집에 오겠다는 건 아니고 서로 산책이나 하자고 했었던 것이었는데
  왠지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욕실을 팔이 저릴 정도로 열심히
  문질러 댔더니 반짝 반짝해졌다.

  그리고 나서 시계를 보니 올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 후다닥 씻고,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역시 수상하던 하늘은 비를 뿌리고,
  커다란 우산을 들고 걸어갔다가 R언니를 만나고 서로 "꺄악~ 꺄악~"거리며 좋아하다가
  문구점에 들러 이것 저것 구경하고, 사고,
  함께 길을 따라 자박자박 걸었다.

  산에 가까워질수록 강해지는 나무 냄새, 풀 냄새, 흙 냄새, 그리고 아카시아꽃 냄새.
  강한 향기에 순간 순간 아찔해지기도 했지만,
  비 내리는 거리를-길이 잘 나있기는 했지만 거의 숲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었지-
  친한 친구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더라.

  이런 저런 이야기, 이런 저런 생각을 나누면서 걷다보니 쌀쌀해져서
  조금 움츠러들기도 했지만,
  너무도 멋진 시간이었다.


  집에 가기 전, 둘이서 잡화점에 들어가 충동구매를 해 버린 것만 어떻게 하면..
  아니다, 사실 그것도 즐거웠다. (키득)
  다니엘언니~ 어머님께 그건 보여드렸어? (키득키득)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