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09. 1. 8. 16:01


  에, 그러니까 오늘이 아니라 어제 오후에 가서 뽑고 왔답니다. 

  다들 되게 되게 아프다기에 걱정하고, 잘못해서 신경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긴장한 채로 갔다가 따~끔하게 잇몸에 마취하고 얼얼해진 상태로
왼쪽 위 아래 사랑니를 뽑게 되었습니다.
  
  입만 뚫려있는 이상한 천으로 눈을 가리고 "아-"하고 입을 벌리니 의사선생님께서 
열심히 뽑아주셨어요. 뭐, 소리는 치과답게 이이이잉- 우우우웅- 치이이이익(?)-
뾱뾱뾱뾱(??)- 하는 소리가 났고, 다른 분들도 말하시는 것 처럼 아랫부분의 사랑니는
조금 힘겹게, 윗 부분은 '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은 가볍게 뽑혔답니다.
(마취가 된 상태라서 덜 아팠던 것이겠지만, 저는 왜 그래도 야악간의 통증은 느꼈던 걸까요?)


어쨌거나 뽑고, 꿰메고나서 부은 볼을 아이스팩으로 진정시키며 집에 오는 길이었습니다.

  버스에 탔는데 앉을 자리가 없어서 한 손으로는 아이스팩으로 턱을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버스 손잡이를 잡은 채 서 있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다들 흘끔거리네요. 

  저 앞에 어떤 할머니께서 내리려고 하시는지 엉덩이를 들썩거리시자 제 앞의 아주머니께서
아주 측은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목이 메이셔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기 내리나본데 얼른 가서 앉아요. 에구... 많이 아픈 것 같은데 앉아야지."

  ......
  목이 메이실 정도로 제가 아파보였나봐요. (......)
어쨌건 감사하다고 하고 인사드리고 할머니께서 내리신 자리에 앉아 편히 왔는데
집에 도착한 1시간 쯤 후에 거즈를 빼고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끄으어어-사ㄹㅏㄱ려줏;;ㅣㅓㅔ재ㅓ요ㅗ" (???)

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헉헉거리다가 얼른 차가운 것들로 왼쪽 볼을 찜질해주니
겨우 조금 괜찮아지더군요. 

  그 와중에도 배가 고프다며 계란죽을 끓이고, 식혀서 먹은 걸 보면 참 장해요. 


  어쨌건 그렇게 평안하게(?)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을 벌리기가 힘들더라구요.


  이렇게 왼 쪽 사랑니는 무사히 뽑았는데, 선생님께서 오른쪽도 뽑아버리자고 하셨던 것 같아서
매우 걱정이.... [덜덜덜덜]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