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혹은 망상2009. 2. 10. 23:17


  아가들은 참 놀라운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느날, 세살짜리 아가에게 색칠공부를 하자며 책을 폈는데, 
  엄마와 아기 그림이 있는 페이지가 나왔다.

  아이는 검은 색 크레파스를 골라 엄마 그림의 가슴부분에 까맣게 색을 칠하면서

  "엄마 마음이 아파요."

  그리고 아기 그림의 가슴부분에도 마찬가지로 색을 칠하며

  "아가 마음도 아파요."

  라고 이야기하는데, 순간 가슴이 찡해서 아이를 꼭 안아버렸다.


  어른들은 아이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들도 다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애써 괜찮은 척 웃어보아도 아이들은 그 표정 뒤의 울음까지도 다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인 척 하는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참으로 놀라운, 감히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인 소중한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