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춤을 추고 싶을 때가 있다.
빠르고 가볍게 달리다가 도약, 착지.
부드러운 몸짓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그런 날이.
두렵다. 내가 상상하는 그런 몸놀림을 실제로도 표현할 수 있을지.
눈을 감았을 때 저 편에서 춤을 추고 있는 이가 실제할 수 있을지.
어쩌면 다른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이 상태로 춤을 배우고 싶다고 해도 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음에 더욱 머뭇거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소에는 구두를 신고 뛰어다니는 것도 잘 하면서.
그 언젠가 가볍게 다친 이후로는 종종 욱신거리는 발목과 무릎을 구실삼아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들을 한 곳에 묻어두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고없이 툭- 튀어나오는 욕망을 억누르기는 쉽지가 않더라. 그저 저 어둠 너머의 그녀가 자유롭게 춤을 추는 것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 점점 멀어지기만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