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07.09.01 다사다난했던 2007년 막바지 여름 여행! 1
  2. 2007.08.16 태종대 유람기 1
  3. 2007.08.16 태종대 유람기 2
들어볼래요?2007. 9. 1. 01:11


  네, 다녀왔습니다.
  사실 목요일인 30일에 돌아왔지만 어쩌다보니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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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레 여행이 정해져 후다닥 준비를 하고 태안에 있는 안면도(의 청포대 해수욕장이라는 곳)에 출발을 하려 하는데...... 어째 그 곳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굉장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가게 되었답니다. 뭐랄까, '될대로 되라' 내지는 '비 많이 오면 펜션 안에서 놀다가 올테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것 저것 챙겨서 약속장소로 향했었죠.

  약속 장소에서 조우한 M모씨와 일당들.[......] 일단은 먹을거리를 사자는 생각에 터미널 근처의 마트로 가서 이것 저것 샀더니 벌써 온 몸에 힘이 쭈욱 빠지더군요. 툭 치면 비가 주르륵 쏟아질 것 같은 구름을 보며 커다란 박스를 '영차'하고 짊어지고는 다시 터미널로 슈슈슉.

  다들 아침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모였기에 마트에 가면서부터 "배고파아~"라는 원성이 하늘을 찌를 기세! 버스를 타기 전 간단하게(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가 간단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요기를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네, 다 좋았어요. 박스를 버스 아래에 있는 짐칸에 넣는 것도, 버스에 오르는 것 까지도.

  하지만, 눈에 보이는 좌석 가득히 연인들이 와글와글.

  (저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희 일행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며 겨우 자리에 앉았습니다. "청춘은 좋은 것이로구나."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말이죠.

  수다를 떨다가, 음악을 듣다가, 자다가 도착한 태안!

  태안에서 숙소가 있는 청포대해수욕장까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했어요.
다시 끙끙거리며 짐을 들고는 버스에 올랐더니, 어쩐지 굉장히 느긋하신 기사아저씨와 승객여러분들이 미소로 반겨주시더군요. 커다란 짐을 보시고는 "아가씨 3명이 뭘 그리 많이 먹을 거라고 잔뜩 싸 짊어지고 간대~ 우리도 같이 나눠먹읍시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우리의 기사아저씨는 정말이지 센스쟁이셨답니다. 승객이 타서 앉을 때 까지 출발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버스가 부웅~하고 가다가 승객이 "저 고개 지나서 세워주세요."라고 하면 고개를 지나서 착(!)하고 세워주시는 것도 다반사. 내리기 전에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나면 "차 세우면 일어나세유."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시고, "아저씨~ 청포대 해수욕장 도착하면 알려주세요~"라는 말에 "생각나면~"이라고 대답하시는 센스도 잊지 않으시더군요.
  결국은 차가 멈추어서고 나서 "아? 여기가 청포대 해수욕장 아니야?"라고 중얼거리는 저희 일행을 보시고는 "아, 여기가 청포대 해수욕장이에유."라고 말씀해주셔서 내렸지요.


  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인데......

  길은 2차선 도로 하나 뿐.
  그것도 꼬불꼬불 많은 논과 밭을 뒤로 하고 지나와서 왠지 대충 간판만 세워져 있는 듯한 느낌의 입구.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해변으로 달려갔답니다.


  "와아아아~ 이게 얼마만의 물놀이야~"


  ...그런데 들어가고 들어가도 무릎 밑에서 찰랑거리는 바닷물. 분명히 시간 상으로는 만조시간인지라 물이 가득 들어온 것을 감안하고, 서해라는 것을 감안해도 들어가고 들어가도 무릎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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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무릎까지 오는 물에서 첨벙거리며 물놀이를 하다가 친구와 함께 '가다보면 언젠가는 깊어질거야!'라는 눈빛을 교환하고는 슉슉- 바다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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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슉슈슉-!


  그렇게 한참을 가서 물을 무서워하여 종아리에 오는 깊이에서 사진을 찍으며 있던 친구가 점으로 보일 정도가 되자 물이 가슴 정도 오더군요.(......)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많이 심하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그 친구 곁으로 돌아와서는 땅을 파고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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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면 돈이 나오기도 합니다.


  온 몸에 흙을 처바르며(......) 놀다가 땅을 파다보니 100원짜리가 나오더군요. 왠지 그것에 고무되어 그 이후로도 한동안 땅을 팠지만 소득은 그것뿐이었습니다. [훌쩍]

  확실히 나이가 나이인지라(......) 조금 놀다보니 지치더군요. 그 길로 숙소에 돌아와 씻고는 간단히 컵라면 하나를 꿀꺽. 약간 졸린상태에서 헤롱거리다가 바베큐파티를 위해 그릴을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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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멀쩡한 아이들...

  불을 붙이고 감자와 고구마 따위를 마구 던져놓은 후, 고기를 올려서 지글지글 굽는 한편
한 쪽에서는 밥과 반찬, 음료수 등을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그 와중에 고기를 담당한 누구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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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신나보이는구나...... 에휴.


 이런 짓이나 하며 놀다가 고기를 태워먹었다지요, 아마. [휴우우..]

  그렇게 준비된 밥과 고기를 먹는데, 웬 모기들이 그렇게 몰려오는지.
  모두 함께 탭댄스를 추며 고기를 먹고, 쌈을 싸 먹고, 콜라까지 벌컥벌컥 들이킨 다음 방 안으로 피신해서는 모기향을 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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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이 타오르고 있어요! 'ㅁ')!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새벽녘에 잠들었답니다.



  그 다음날이요?
  느지막히 일어나 부랴부랴 씻고 청소하고 나오느라 정신없었어요.
 
  버스를 아무리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를 탔더니
택시비가 15000원. [털썩]

  운전면허가 있다면 렌트카를 빌려서 오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찌되었건 그렇게 정신없이 후다닥 다녀온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조용하고 호젓한 여행을 원했던 H모양은 왠지 허탈해진 기분을 추스리며 집으로 향했고,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했던 M모양은 정말로 즐겁게 놀다와서 피곤한 모습으로 들어갔으며,
내일 모레가 개강인 S모양도 초췌해진 얼굴로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갔답니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모두들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지만, 그 다음이 언제일지는 확실히 모르겠기에 더욱 소중한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7. 8. 16. 17:30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어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햇볕은 따갑게 내리쬐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이런 날씨에 바다에 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말리는 가족을 뿌리치며
  M모씨는 "바다는 나의 위로! 바다는 나의 고향!!"이라 외치고는 양산과
  (모친께 양해를 구하고 슬쩍 집어 온)썬구리[...], 물 조금,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는
  룰루랄라 태종대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환승이 되니 너무 좋아~'라고 생각하며 한시간 반 가량을 서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태종대는 역시 뜨거웠고, "어버버, 어버버"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썬구리 착용, 양산을 활짝 펴 어깨에 걸친 M모씨는 "우히히"라는 말로 자신을 달랜 후
  본격적으로 태종대를 유람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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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씨의 태종대.


  화창한 주말의 태종대.
  역시 앞을 보고, 뒤를 보고, 옆을 보아도 눈에 띄는 가족들과 연인들, 연인들, 연인들! [......]

  언젠가 겨울에 왔을 때도 노소를 불문하고 온갖 연인들이 거니는 모습을 보았던
  M모씨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음."이라고 한 마디를 내뱉은 다음, 그냥 카메라를 들고
  그들을 지나칩니다.

  걸으면 약 두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
  녹음이 짙은 길 옆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태종대.

  조금 덥기는 하지만 급한 일도 없겠다, M모씨는 가방을 다시 한 번 고쳐 메고
  이어진 도로를 따라 타박타박 걷기로 결심합니다.

  [타박타박. 헥헥. 타박타박. 헥헥.]

  오르막길을 걸으며 헉헉거리던 M모씨의 뒤에 차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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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다누비[...]를 타고 스쳐 지나가며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M모씨를 구경합니다.
  생긋 웃으며 다누비가 사라지는 것을 본 M모씨는 "뙓뙓뙓"이라고 말하며 다시 발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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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실넘실 푸른 바다


 그렇게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길 한 켠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래던 M모씨의
눈 앞에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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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시 시원함을 만끽하던 M모씨. 하지만 뒤에 따라오던 연인이
M모씨가 서 있는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 눈치를 주기 시작합니다.

  '으앙.'

  M모씨는 그들을 피해 다시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머지 않아 눈 앞에 전망대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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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가 푸슈슈슈슉!


요란한 바람소리와 철썩대는 바람소리.
멀리 펼쳐진 수평선은 더 이상 그 자리에서 발을 떼고 싶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7. 8. 16. 17:19


  하지만 아직 절반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M모씨는
  세차게 부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는 전망대를 돌아 다시 길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어버버..."

  입에 한 번 붙은 '어버버'는 쉽게 떨어지지가 않...이 아니라!

  전망대 근처에 "다누비" 정류장이 있는 것을 발견한 M모씨.
  마음 속에서 '그냥 탈까? 타자~ 힘들다아~'라는 소리가 울려퍼짐에도
  그것을 타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그는 다시 걸어갑니다.

  [← 등대입구. 신선바위. 망부석.]

  "오호라!"

  등대까지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촐싹거리며 내려간 M모씨는 오랜만에 보는 등대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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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별고 없으셨소?


등대에서 저 편 바다를 구경하다 절벽을 따라 이어진 소로로 내려 온 M모씨는 신선 바위 위에 앉아 기쁜 표정으로 소리를 냈습니다.

  "앗, 뜨거! 앗, 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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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보이는 망부석씨. 떠들어서 미안해요;


 요란하긴 했지만, 멍하게 앉아 망부석을 바라보다가 신선바위와 망부석 사이에 있는 틈을
따라 파도가 밀려 오는 것을 보던 M모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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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이다! +ㅁ+

  거북이의 머리 같이 생긴 바위 아래로 동굴 같은 것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왠지 모를 모험심에 불타오르는 자신을 억누를 수가 없어 계속해서 그 곳을 향해
찰칵거리고 있노라니 어느새 까맣고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절벽을 날아다니듯 하시던
분들이 하나 둘 몰려들었습니다.

  '으겍! 난 몰라!'(!?)

  그렇게 M모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 등대 윗 길까지 달려가 이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또 타박타박 걸었습니다.


  [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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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비 출현!


  우리의 다누비는 다시 한 번 사람들을 싣고 내려갑니다.



  그렇게 태종대 유람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가던 M모씨는
태종대 입구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마지막으로 사진을 한 장
더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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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자~ :D



  또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죠.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