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해당되는 글 106건

  1. 2008.10.06 소리내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4
  2. 2008.09.17 모난 돌에 대한 단상 2
  3. 2008.09.03 존재감.
  4. 2008.08.30 스토킹? 14
  5. 2008.08.28 변신?! 10
  6. 2008.08.03 Mist, Misty... 4
  7. 2008.07.31 추회(追懷)
  8. 2008.07.23 I'm not that girl (Musical Wicked OST) 5
  9. 2008.07.22 여우비 내리던 어느 오후 8
  10. 2008.07.21 No one knows who I am 8
  11. 2008.07.21 Verzeihen Sie mir... 6
  12. 2008.07.16 달빛. 2
  13. 2008.07.07 부끄럽다. 2
  14. 2008.06.04 서러움. 6
  15. 2008.05.27 너에게.
몽상 혹은 망상2008. 10. 6. 19:19



  소리내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자신의 생각을,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

  목소리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행위는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감사하자, 내가 말을 할 수 있음에. 

  깊이 감사하자, 소리내어 말을 할 수 있음에.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8. 9. 17. 20:36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세상은 서로 어울려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너무 모가 나면 힘들 수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정으로 다듬을 것 까지야......'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면 묘한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그리고 일대일의 관계가 아니라 한 집단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한 사람이 있다면
  다수는 그 사람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질시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동경하기도 한다.)

  왜일까?
  무엇때문일까?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를 수 있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다른 점을 이유로 해서 사람을 배척하게 되는 것일까?

  사람은 모두 다르다.
  각각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당신은 특별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름(different)은 결코 틀림(wrong)이 아니듯,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가리켜
  잘못된 것이라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동글동글한 조약돌도 좋지만, 오히려 모난 돌이라서 더 가치있는 것이라고.
 
  다르다고 해서 애써 그것을 숨길 필요는 없다.
  어차피 세상은 이렇든 저렇든 어우러져서 살아가야하기 마련이다.
  동글동글하고 반질거리는 돌도, 뾰족뾰족하고 까끌까끌한 돌도, 커다란 바위도,
  작은 모래알갱이 하나도 다 필요한 것이다.
  (만약 세상 모두가 자신과 똑같다면 얼마나 지루할까?)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서, 그것으로 말미암아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좋은 것이 되지 않을까싶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9. 3. 01:35


  존재감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일 것이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과 같을터이니.

  타인이 알아주지 않는다 할 지라도
  자신 스스로가 올바르게 서 있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다가도
  정말로 알아주지 않으면 서운해지는 이 간사한 심리란 도대체 무엇일까.


  마치 투명인간이라도 되어버린 듯,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양 미소짓지만
  목이 타고, 묵직한 무엇인가가 가슴을 콱 막고 있는 듯한 그 상황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들이 알아주지 않는다하더라도
  누군가는 이 마음과 노력을 알아주겠지.
  그리고 지금의 이 아픔을 딛고 더 성장할 것이다.
  그렇게 믿고 다독거리는 수 밖에.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8. 8. 30. 23:53


스토킹(Stalking)¹.

  스토킹은 대단히 다양한 모습으로 이루어진다. 집요한 구애전화, 음란전화, 미행, 반복적인 신체접촉 시도, 거칠고 품위 없거나 난폭한 언동을 반복하는 것, 그 외 선물공세, 비방, 가족이나 친구 괴롭히기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접근 시도나 협박 행위 등 사이버 스토킹도 빈번하다.
  스토커는 대부분 청년층에서 중년층이고 평균 이상의 지적 수준을 지니며 사회 경제적 배경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한다. 누구나 스토킹의 가해자도 될 수 있고 피해자도 될 수 있다. 가장 통용되는 분류는 동기에 따라서 이전에 성관계를 가진 연인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단순집착형(세계적으로 70% 정도가 이 유형에 해당), 모르는 사람과의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일종의 망상형, 널리 알려진 유명인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연애집착형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에는 망상형 스토커가 거의 40%에 해당되며 그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이 스토킹의 유형은 각 국가의 문화적 풍토와 관계가 있다.


                                                              『 법여성학 강의 (이은영 著. 2006)』379p



  ****************************************************************************

   "나, 스토커잖아~", "나, 스토킹하고 있어."하며 친한 사람들끼리 킬킬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그것은 정말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하는 농담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스토킹을 하는 행위는 범죄입니다. 현재 단순 스토킹과 관련하여 유죄가 확정된 사례는 없지만, 이는 아직 스토킹에 관한 법규(예를 들면 스토킹처벌법 혹은 스토킹방지법 등)가 제정되어있지 않고 스토킹 행위를 개인의 애정문제로 보는 시선이 팽배해있기때문이라 봅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스토킹 행위는 '형법',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경범죄처벌법'에서 근거하여 고소·고발할 수 있는 명백한 범죄이므로 거절하는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집착행위는 멈추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8. 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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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추구하던 길고 긴 생머리에 반 묶음은 아니지만, 어쨌건 대충 긴 생머리에 반 묶음은 되던 과거의 모습입니다.



  사실 어릴적부터 제가 추구하던 스타일은 링(작은 숙녀 링)에 나오는
  세라언니 스타일이었습니다.
  긴 생머리에 반 묶음.
  아아, 어린 마음에도 그 모습이 어찌나 청초하고 아름답게 보이던지요!
  머리를 기를 수 있게 된 다음부터 반 묶음을 하며 행복해했답니다.
  뭐, 비록 세라언니처럼 하늘하늘하고 길고 가녀린 체형은 아닌지라
  그렇게 해도 청순함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말이죠.
  그렇게 지내오며 가끔 변화를 시도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긴 생머리에 반 묶음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캔디(들장미 소녀 캔디)에 나오는 이라이자 헤어스타일을 시도하고 만 것입니다!!!
  이라이자처럼 예쁘게 여러갈래로 내려오는 고동머리는 아니지만(!?)
  어쨌건 세미 이라이자 헤어스타일은 되는(?) 그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미 이라이자아아아!!! (!?)


  더욱 이상한 것은, 이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는 것입니다!!

  드디어 웨이브가 좋아지는 나이가 된 것인가!!
  드디어 웨이브가 어울리는 나이가 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조금 의기소침해지기는 했지만, 뭐 어때요.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우후후후, 이렇게 또 한 번 변신(?)을 해 본 미우입니다아. 히힛.

  아흑- 어찌되었건 이제 며칠 후면 마지막 학기 개강이에요.
  힘내서 불타오르는 겁니다!! 아자아자!!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8. 3. 02:36



 


  " 저 뽀얀 안개를 좀 보라지.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마치 꿈 속에 있는 것 같지 않아? "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7. 31. 01:40


  어디있니?
  어디서 무얼하며 지내니?
  건강하게 잘 있니?
  보고싶어도 연락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랑하는 나의 친구야.
  네가 보고싶구나.
 
  보고싶어.......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Traum2008. 7. 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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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를 패러디한 것이랄까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서쪽마녀가 주인공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입니다. :)





I'm not that girl - Musical Wicked OST

Hands touch, eyes meet                         
Sudden silence, sudden heat  
Hearts leap in a giddy whirl  
He could be that boy    
But I'm not that girl    

Don't dream too far    
Don't lose sight of who you are  
Don't remember that rush of joy  

He could be that boy    
I'm not that girl    

Ev'ry so often we long to steal  
To the land of what-might-have-been  
But that doesn't soften the ache we feel
When reality sets back in  

Blithe smile, lithe limb  
She who's winsome, she wins him  
Gold hair with a gentle curl  
That's the girl he chose  
And Heaven knows    
I'm not that girl    

Don't wish, don't start    
Wishing only wounds the heart  
I wasn't born for the rose and the pearl
There's a girl I know    
He loves her so    
I'm not that girl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7. 22. 22:26


  아침에 본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잔뜩 뿌릴 것 같은 잿빛이었습니다.
  '긴 우산을 들고 갈까, 작은 접이식 우산을 들고 갈까'하다가 그냥 작은 우산 하나를
  손에 잡히는 대로 가방에 집어넣고 집을 나섰습니다.

  흐리다가 군데군데 햇빛이 비치다가, 다시 흐렸다가 맑았다가를 반복하다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흔히 호랑이 장가가는 날씨 (혹은 여우비:햇빛이 내리쬐면서
  비가 내리는 현상)가 되는 바람에 머뭇거리며 우산을 펼쳤습니다.

 
아차!!!
이 우산은... 색맹테스트용 우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산을 쓰고 가다가 문득 인증샷을 원하는 분이 계실 것 같아 걸으면서 대충 찍어보았습니다. (칭찬해주세요~ [!?;])




  그랬습니다. 그 것은 지난 5월쯤인가 갑작스레 내리는 비에 놀라 학교 앞에서 대충 고른 후
  펼쳐보니 너무나도 화려한 자태를 뽐내어 그 후로는 감히 쓰고 다니지 못하던
  바로 그 우산이었습니다.
  (사진이 좀 덜 선명하군요. 실제로 보게 되신다면
  "아니! 이것은 왕왕왕 복고풍이잖아!"라며 놀라실겁니다.[......])

  어찌되었건 오는 듯 마는 듯 한 비였지만, 그래도 괜히 비를 맞기는 싫어 꿋꿋하게 우산을
  쓰고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 사람들이 흘끗 흘끗 쳐다봅니다.
  아이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멍한 표정으로 한 번 바라봐줍니다.
  외국인들이 뒤에서 수군거립니다.

  '뭐 어때, 비 맞는 것 보다 낫지. 괜찮아, 괜찮아. 저 사람들은 나를 보는게 아니야.
  응, 내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야.'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보지만,
  너무도 명확하여 어찌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꿋꿋이 우산을 쓰고 당당하게-빠른 속도로- 걸으니 수군거리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와하하하핫-! [......]


  나중에는 비가 아예 내리지 않아 고이 접어 가방 속에 다시 넣었지만,
  뭇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싶을 땐 가끔 활용해야겠어요. (과연;)
  아, 혹시 왕 화려한 색맹테스트용 복고풍 우산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대여해드리.... (!?)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Traum2008. 7. 21. 20:59


 



No one knows who I am (Musical - Jekyll and Hyde 삽입곡)

몇번을 묻곤해 나에게
누구야, 넌 누구
나중엔 헷갈려 어색해
민망한 내 모습
창피했어, 몸이 떨려
모른척 넌 누구

어차피 내일은 없어
덧없이 흘러갈뿐
태양이 뜬대도 암흑 뿐

몇번을 물어도 대답은
널 몰라, 넌 아냐
입술만 메말라 타는듯
갈라지고 있는데
누구일까, 내가 알까
못본척 넌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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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곡을 듣거나 부를 때 마다 가슴이 아파요.


  그나저나 이러다가 지킬앤하이드에 나오는 노래는 죄다 한 번씩 불러보게 되는 것 아닌가 싶...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7. 21. 19:51



  당신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고 싶었어요.
  당신이 원하는 기준, 당신이 바라는 그 모습 그대로인 사람이고 싶었어요.
  어디서든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그런 사람.
  하지만,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들을 충족시키지 못했어요.
  당신은 그런 나에게 점점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짓곤 했죠.

  난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고 싶었어요.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만큼은 아니라 해도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당신의 기준을 따랐고, 당신의 생각에 맞추어 살았어요.
  나의 생각보다는 당신의 생각대로.
  내가 원하는 것 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것으로.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나는 당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죠.
  지쳐갔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의 표정을 밝게 만들 수는 없었으니까요.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었어요.
  당신이 꿈꾸던 그런 사람이 아니라 해도 미소 짓게 하고 싶었어요.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요, 그건 욕심이었어요.
  나를 향한 당신의 기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면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달라는 것은 욕심이었어요.
 
  미안해요.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해요.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해요. 당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 같은 걸 여태껏 곁에 두게 만들어서.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7. 16. 21:50


  캄캄한 밤, 어름어름한 달빛 창가.

  건물들 사이를 기웃거리며 올려다보아야 달빛이 보이던 예전의 그 방은
  저 말과 참말로 어울렸다.

  살포시 붉은 빛을 띠는 밤 하늘에 노란 달무리가 어스레하게 창가를 비추고
  미지근한 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눈을 감고 창가에 기대어 달빛을 즐기곤 했다.

 

  지금은
  좀 더 하늘과 가까워진 곳에서
  탁 트인 하늘과 햇볕과 달빛을 마주하고
  원 없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처음 이 방에서 밤을 맞이했을 때,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며
  어찌나 감동했던지.



  오늘은 달이 참 밝았다.
  커다랗고 둥근 보름달이 방을 환하게 비추어
  불을 밝힐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새삼 밝게 빛나는 그 따스한 빛에 눈물이 나는 밤이었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7. 7. 19:47


  그래, 그것은 일방적인 강요였다.

  닫혀버린 눈과 마음으로 인해 제대로 현실을 보지 못하는 그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가 내 민 것은 쓰레기로만 보였으리라.

  조금이라도 신경을 쓴다면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터.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A가 진실이고, B가 거짓이다'라는 생각이 깊게 뿌리박혀
  내가 하는 어떠한 말도 전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를 어리석고 아둔한 멍청이라고 손가락질하며 욕했다.
 
 
  왜 세상은 자기와 다르면 적이라고 규정하고 공격하는 것일까.
  어찌하여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옳다고만 주장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만연하게 된 것일까.

  답답하여 숨이 막힌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6. 4. 21:55


  내일부터 신문이 들어간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냥 몰래 넣어드리기보다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 나을듯해서
  말씀을 드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꾸지람을 하신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너무도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알고 있고, 생각하는 바를 조목 조목 말씀드렸다.
  하지만, 비싼 돈 들여 서울로 학교 보내놨더니 애가 쓸데없는 것에 물들었다며
  안타까워하시는 듯한 그 목소리에 왈칵 설움이 복받쳐올랐다.
 
  쓸데없고, 이상한 것에 물들었다고 보실 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것에 물들만큼 내가 순진한 사람도 아니고, 그저 부모님께서 가르쳐주셨던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고 올바르게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하신 것을 믿고
  자랐기에 옳다고 여기는 것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인데
  그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말씀드리다가 배터리문제로 전화가 끊겨,
  배터리 교환 후 다시 전화를 걸어서는 어쨌건 신문은 내일부터 들어갈테니
  그냥 보셨으면 한다고 말씀드리고 통화를 마쳤다.


  하지만, 곧이어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다.
  세상을 언제나 정의롭게만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현실을 보라고 하신다.

  현실, 그래 그 현실.
  이상과 현실을 놓고 저울질하면서 울며 밤을 지새우게 하는 그 놈의 현실.
  현실이 곧 경제적인 것으로 결부되는 것으로 간주된다하여도,
  정치는 정치가의 손에 맡겨버리고
  나는 권리 위에서 그저 잠이나 자야한다는 뜻인가.  
  나라 일은 나랏님이 다 알아서 하실 일이니까?

  무어라 아버지께 말씀드리려던 차에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에 그저 이를 악물고 눈물만 삼켜야 했다.


  학생이라는 명목으로 폐만 끼치고 있는 내가 그 말씀에 어찌 반박을 할 수 있으리.

  ......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아프게 와닿았다.

 
결국 꿈은 버려야 하나? 싫은데. 내가 꿈을 버리고 정말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시도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접어야 하는 것일까? 젠장, 젠젱할, 젠장맞을! 이 땅에서 힘 없는 서민으로 살아가려면 당연히 꿈은 버려야 하는 것일까? 답답하다. 슬프다. 암담하다.
Posted by 미우
몽상 혹은 망상2008. 5. 27. 20:59


  ......항상 부담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잘 알아. 너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했던 그 많은 것들과 흘려버린 시간들.

그것을 돌이켜보거나, 문득 저지른 실수들이 떠오를때면 견딜 수 없는 죄책감과 아쉬움에

온 몸이 떨리기도 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단다.


  아무리 괜찮다 해도, 지나간 일이라 해도, 그 때의 기억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지.

그래, 알고있어. 하지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후회를 한다해도 과거는 바뀌지 않아.

그것들을 토대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지. 그치?


  그리고, 넌 아직 어려. 분명 어느정도 삶을 살아왔고 삶의 무게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이 기나긴 시간의 흐름에 비추어보면 아직 어리고 어린 존재란다. 응, 자신의 선택이 앞으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생각하면 함부로 선택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그래도 있잖아,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 네가 정말로 원하는 일이 있다면 시도해보렴. 네가 항상 하는 말 있잖니.

'하지 않은 일보다 하지 못한 일이 더 아쉽다'고. '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만큼

후회가 적지만, 하지 못한 것은 미련이 남을 수 밖에 없다'고. 그러니까... 더 시간이 지난 후에

'꼭 하고 싶었는데 못했어'라며 미련을 가지고 후회하지 말고 한번 시도해 보렴.


  널 응원하는 사람은 사실 네 주위에 가득있단다.

  널 믿고 있어, 힘내렴. 사랑해.

Posted by 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