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야기2008. 4. 7. 11:19


  저녁즈음, 오랜만에 S양을 만났다.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벌써 (햇수로)9년째.
  과는 다르지만, 서클활동을 하며 마음이 맞아 친해졌었던 나의 친구.
  오랜만에 보는 친구는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귀여웠다.
  함께 웃으며 식사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리 저리 가게를 기웃거리며 구경도 하고.
  그러다보니 별로 많은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는데,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만 같은 시간이라
  아쉬워하며 지하철역까지 가다가 왠지 아쉬운 마음에 걷기로 마음먹었다.

  걸으며 옛날 이야기를 하고, "와하하하" 웃으며 맞장구도 치고 있는데
  맑던 하늘에서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더라.
  마침 커다란 우산을 들고 갔기에 (비가 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우산, 괜히 들고 왔네~
  비 안오겠는걸?', '아냐아냐, 비 안오면 지팡이로 쓰면 돼.' 하며 키득렸더랬다.)
  함께 우산을 쓰고 걷는데, 좀 더 가다보니 애매한 위치.

  " 음, 아쉽다. 어떡하지?"
  " 다리, 그냥 걸어서 넘어갈까?"
  " 나야 숄까지 걸쳤으니까 괜찮은데, 넌 춥지 않겠어?"
  " 에? 하나도 안추운데? 괜찮아."
  " 흠.. 그럼 걸을까? 헤헷~ "


  비 내리는 양화대교.
  길가에 소담하게 핀 벚꽃과 개나리.
  우산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검게 일렁이는 강물과 저 멀리에 있는 건물들의 풍경.
  그리고 소중한 내 친구.
  
  차가 지나가는 소리, 강물이 내는 소리, 비가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가 꽤 컸지만,
  찰박찰박하는 발소리와 친구의 목소리가 더 귀에 와닿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도 시간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였을까.
  결국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은 여기까지'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즐겁고, 반가운, 멋진 시간이었다.  


Posted by 미우
들어볼래요?2008. 4. 5. 16:15


  맑고 선선한(?) 날씨에 '와아~ 날씨 좋구나~'하며 있다가 문득 달력을 보니
  오늘이 식목일이네요.
  거의 매년 식목일즈음에 새로운 분을 집에 들여놓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할 지 살짝 고민을 하고 있어요.
  사실 며칠 전, 집 근처의 화원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예쁜 식물들을 보면서
  굉장히 갈등을 하다가 그냥 와버렸었거든요.
  작은 화분 하나 사다가 분갈이하고, 키우는 거야 가끔 물 주고,
  비 많이 올 때 실내로 들여놓는 것만 제외하면 자연이 알아서 키우니(유기농?!)
  별 문제없는데, 둘 자리가 마땅치 않네요.
  지금 창가에서 바람을 쐬며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로즈마리님께서도(!?)
  꽤 묵직해지셨는지라(...) 이 이상 에어콘 위에 무엇인가를 올려놓았다가는
  에어콘이 추락한다거나, 화분이 뛰어내린다거나(?) 할 것 같아서
  계속 입맛만 다시고 있는 중이에요.
  에어콘 위 만큼 햇빛 잘들고, 바람도 쐬이기 편한 곳이 또 없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흐음, 어찌되었건 식목일이니 나무를 심어야겠지만, 그것이 마땅치 않으므로...
  근처의 초록이(!)에게 인사라도 한 번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4. 1. 22:51


  며칠동안 컴퓨터에 문제가 좀 생겨서 인터넷은 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컴퓨터를 들고 서비스센터에 가서 고쳐달라고 했더니,
  연결포트에 케이블을 꽂았다 뺐다하다보니 내부에서 연결하는 부분이 끊어져서
  그런거라며 금방 수리 해주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부분도 좀 손 봐주신 것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어쨌건 수리한 덕분에 (수리비는 좀 들었지만) 별 다른 문제없이 집에서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히히히, 모두들 별고 없으셨죠?
  그 며칠간 보고싶었어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4. 1. 22:13


  로그인하려고 하는데 두둥 뜨는 "샨새교"라는 말에 또 예의
  "으하하하!"하는 웃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큭큭큭, tistory.. 샨새교.. 큭큭큭큭..
 
  멋져용~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28. 23:58



  오늘 하루는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어요.
  괜히 차려입고 싶다는 욕망에 치마에 구두까지 신고 집에서 나섰는데,
  평소 그 시간이라면 전혀 막히지 않을 길에서 버스가 지체하는 바람에
  정류장에서 내려 강의실까지 전력질주 했습니다.

  빨리 걷는게 아니라 정말 전력질주였어요. (......)

  버스에서 우루루 내린 여학생들이 횡단보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초록불로 바뀌는 순간 '다그닥 다그닥(!?)'하며 일제히 달리는 그 모습이란...
  다급한 마음에 달리고는 있지만, 그 효과음이 어찌나 희화적이던지
  막 웃으면서 달렸어요. (음, 생각해보니 그 모습을 보는 사람은 무서웠겠군요.
  시커멓게 옷을 입고, 머리는 휘날리면서 키득거리며 달리는 사람이라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59분에 강의실에 도착해서 숨을 돌리고 있다보니
  배가 고파졌어요. (?!)

  한 시간 수업 후, 잠시 쉬는 동안에 본관 매점(지하)까지 마구마구 달려가서 두유를 사서
  다시 돌아왔답니다.
  어이쿠, 강의실에 들어오니 선생님이 이미 들어오셨네요.
  배가 고프니까 앞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빨대를 꽂아 호롭호롭거리며 두유를 먹습니다.
  히히, 행복해요♡
 
  그렇게 연이은 수업들을 마치고 친구(다니엘언니)네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남았다는 핑계로 꺄르륵거리다보니 J.언니께서 근처에(!) 계신다는 사실이
  생각나 예전에 약속드린 것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언니께 잠시 뵐 수 있는지 여쭈어봤어요.
  우와아아~ 정말 갑작스레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오랜만에 뵈었는데.. 더 아름다워지셨더라구요~! (꺅♡)
  반갑게 인사를 하다 잠시 차라도 한 잔하자고 하셔서 종종종 휴게실에 따라 갔는데
  맛있는 핫초코도 사 주셨어요. (정말 정말 맛있었어요~)
  달콤한 핫초코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려서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나서 시계를 보니 친구와 만나기로 한 시간에 약간 아슬아슬한 상태더라구요.
  네, 또 달렸습니다.
  구두굽이 휘어도, 발목이 삐그덕거려도,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아도
  차가운 바람에 친구를 홀로 세워둘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달리고 달렸습니다.
  헉헉거리며 친구를 만나고 보니 조금 늦기는 했지만, J.언니께서 알려주신 지름길 덕분에
  많이 안늦었어요. 정말 다행이었어요. (J.언니~ 지름길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울먹]
  다니엘언니~기다려줘서 고마워용.)

  그렇게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며 정처없이 걷다가
  '그런데 우리 어디 가는 거지?'라는 질문에 둘 다 멍-하게 서서 갸웃거리고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와플을 먹고,
  버스를 타고 학교 근처로 돌아온 다음,
  왠지 베트남쌀국수, 잔치국수, 해물칼국수 가게가 연달아 있는 것을 보며
  충동적으로 해물칼국수로 저녁식사를 하기로 결정한 뒤,
  후루룹 후루룹- 맛있게 저녁을 먹었답니다.
  왠지 먹는 순서가 약간 바뀐 듯 했지만, 그래도 맛있고 즐거웠어요. (?)
  (아, 친구는 디저트로 옥수수를 먹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요? 저는 당연히! 물이요. [......])
  그렇게 친구는 먼저 버스를 태워 보내고,
  저는 F연습을 가서 몇 번 부르다가 간식시간이라는 이야기에 계단을 뛰어올라가(...)
  B연습에 잠시 참여한 다음, 다시 달려서 F연습에 복귀하고, 마치고, 집에 왔어요.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었던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뵐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덕분에 즐거운 오후를 보냈던 것 같아요.
  히히, 푹 쉬시고~ 다음에 또 뵈요오~♡ [뷰빗]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27. 23:13


  늦은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가서 초콜릿과 사탕을 먹으며 저녁 9시까지 버텼기 때문에
  배가 고팠을 것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학교갔다 오는 길에 피자 한판(L)을 사서 다 먹다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고.

  4조각까지는 웃으면서 먹다가 7조각째 와서 오기로 우겨넣고는
  마지막 8조각째에는 '웁-'거리면서도 우물우물 먹어서 깨끗하게 비워진 저 상자를 보라.

  덕분에 물 한모금 넘기기도 힘들 정도로 배는 부르고, 나오고(......)해서
  라마즈호흡실시. (.....어째서!?!?!?)
 
  히히- 후- 히히- 후-

  아아, 숨쉴 수록 배가 불러오고 있어! (!!)
  위에서 피자가 불어나고 있는 느낌!!
  오늘 제대로 잘 수는 있을까나.
 
  정말 맛있긴 했지만, 역시 여유롭게 한 판을 다 먹어치우기에는 엿부족인 것 같다.
  내공을 길러야지..가 아니라 다음에는 절반만 사 올까나..도 아니고
  어..어쨌건 얼른 소화시켜야지.

  그런 의미에서 매실칵테일이나... (......)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26. 20:22


  수업이 일찍 끝났다는 핑계로 지하철을 타고 와, 역 근처에 있는 쇼핑몰에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또 충동구매를 하고는(......)
  차가운 바람을 뚫고 집까지 걸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걸어온 것 같네요.

  버스를 타고 지나갈때는 (주로 저녁시간) 컴컴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그 오르막.
  해가 아직 하늘에 있을 때, 음악을 들으며 걷노라면
  어찌나 즐겁고 행복한 길인지요.

  아무래도 인적이 드문 길이다보니 간간히 마주치는 사람들만 없으면
  노래를 부르며 가도 안심!이랍니다. (......)

  오늘도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있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려 목소리를 낮추고 걸었더니
  그 분께서도 신나게 음악을 들으며 노래 하시네요.

  따뜻한 볕, 옆에 도로가 있어 아주 맑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럭저럭 상쾌한 산 공기,
  좀 차가운 바람이기는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람.

  왠지 '오오! 풍류를 아시는 분이시군요!'라는 생각을 하며 동지애를 느끼고(혼자서..)
  빙긋이 웃으며 마저 노래를 불렀답니다. (!?)


  자주 이런 시간을 보내면 좋을텐데.
  평소에는 피곤해서 걷기 귀찮다는 핑계로 버스를 타고 바로 집에 오게 되네요.
  이제 해도 점점 길어질테니 간간이 짬을 내어 걸어야겠어요.

  몸에도 좋지만, 마음에도 좋을 것 같은 산책로가 흔히 있는 건 아니잖아요? :)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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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리기 전 부터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며
  다소곳하게 있던 철쭉들이 활짝 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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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도 탐스러운 봉우리를 가지끝에 매달고 꽃잎을 펴려고 해요.
  산수유도 노란 꽃을 조롱조롱 매달고,
  매화도 발그레한 빛을 띠며 맞아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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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보았을 때 가장 예쁜 학교 정원.
  이제 4월이 되어 벚꽃이 만개하고 나면 온 학교에 꽃비가 내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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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봄을 맞이하며
  기분좋게 미소지어보는 오후입니다.



*******************
  3월 29일 새벽 수정. 낮에 J.언니의 말씀을 듣고보니
 철쭉이 아니라 진달래인 듯도 싶어요. 철쭉 치고는 좀 연한 색인 것 같아보이기도 하네요.
 키도 작은편이 아니고, 그러고보니 꽃 잎 안쪽에 검은 땡땡이도 없었던 것 같......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24. 18:25


  보통 봄이나 여름즈음에는 발랄한 모차르트음악이 당기는데
  지난 달 말 부터 갑자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 꽂혀서 허우적거리다
  결국 '비창', '월광', '템페스트', '열정' 등이 들어있는 앨범을 사고 말았습니다.

  저번에 충동구매했다고 했던 물품 중에 하나이지요.

  금요일에 배달되어 토요일에 개봉했으나 현재 CD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매체인 컴퓨터가
  CD롬 트레이를 열어주지않아 상심하고 있다가 오늘 바늘로 쿡 찌르는 고문을 가한 끝에(?)
  드디어 듣고 있답니다.

  아아, 역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그리고 알프레드 브렌델 아저씨~(할아버지라고 해야하나..) 멋져요~ [울먹]

  언젠가 다음엔 꼭 많이 아끼고 모아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집들을
  제 손에 넣고 말겠어요! (...!?)

 
  해가 지고 있네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20. 01:33


정말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유입 키워드를 보다가 배가 당길 정도로 웃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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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큭큭큭.. 뭘 원하신 것이었을까요.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로 웃다가 혹시 '아이가 타고 있어요'의 패러디가 아닐까 싶어
 뒤늦게 다시 큭큭거렸어요.

 
 앞으로 우울할 때면 유입 키워드부터 체크해봐야겠어요.
 예상치 못한 조합으로 즐겁게 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18. 17:53


  수업은 마쳤는데 특강이 있다고 해서 유유자적하며 기다리는 중입니다.
  딱히 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왠지 궁금해져서 알아보니 6시 30분 부터 시작.
  배도 고프고 졸려서 그냥 집에 가버릴까 말까 갈등중이랍니다. :D
 
  요즘 꽤 재미있을 것 같은 특강이 넘쳐나고 있어요.
  문제는 수업시간과 겹치는 경우가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거죠.
 
  흑흑흑.
  그런 의미에서 아무래도 오늘은 특강에 잠시나마 참석해야겠어요. (!?)
  갔다가 좀 안맞다싶으면 조심조심 뒷문으로 도주하겠습니다! (...???)

  살아서 뵈요~ ;)


[정신이 드디어 가출한 듯 싶네요.(철푸덕)]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12. 12:50


  푹 잘 자고 일어나, 어느 정도 여유있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버스기사아저씨께서 안전운전을 하셔서 그런지,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수업시작까지 18분 남은 상황이더군요.

  횡단보도도 건너야하고, 이런 저런 사정을 다 따져보면 수업하는 건물까지
  빠른 걸음으로도 대략 20분은 잡아야 하기에 '낭패다!'라고 생각하고는
  콧김을 슁슁 내뿜으며 엄청난 속도로 걸어올라갔습니다.
 
  한 사람 제치고, 두 사람 제치고-
  무슨 경주라도 하듯 올라가다가 문득 쇼윈도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그 바쁜 와중에도 "풉-"하는 웃음이 나더라구요.

  상체는 앞으로 기울여서 쉭쉭거리며 올라가는 머리 산발한 처자라니.......
  기다란 목걸이는 진자처럼 출렁이고, 땀은 송글 송글 맺히고.
  그렇게 정신 없이 올라가다가 교문 앞에 도착하고나서는 좀 여유가 생겨
  주위를 흘끔 돌아보았더니 신호등에 신호가 들어온 것을 보고
  마구 마구 횡단보도로 질주하는 우리 학우들이 보이는군요.  
  훗- 역시 여대는 눈치 볼 것 없어서 좋다니까요.
  (...라고 쓰다가 다른 방향으로 눈치 보이는 일이 많다는 사실에 잠시 뜨끔했습니다.)

  어쨌건 교문을 지나 언덕을 오르고, 정원을 가로질러 수업듣는 건물에 도착해
  3층까지 뛰어올라간 다음 강의실 문을 열어 자리에 앉아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슬 아슬하게 세이프.

  우선 물을 마시고, 산발한 머리는 정리해서 묶고, 더우니까 외투는 벗어서 걸어놓고
  수업준비를 하고 있으니 선생님이 오시네요.
  어찌 어찌 수업을 듣고 있다가 잠시 정신을 놓아버려서 기억에 공백이 생겨버렸습니다.
  과한 운동에 피곤했었나봐요. (......)

  어쨌건 수업을 듣고 다음 수업까지 시간이 비는지라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스르르 컴퓨터 앞에 앉아 포스팅을 합니다. (...!?)
 
  여튼 모두 모두 남은 하루가 즐거운 시간으로 가득하시기를 바랄게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7. 18:30


  며칠 동안 아는 얼굴을 많이 만났어요.
  다들 만나면 처음 하는 말이 "어? 너 아직 학교다녀?" 이거나 "뭐야, 졸업 안했어?"
  라는 것인지라 어린 학번들이 볼까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을 보니
  왠지 '혼자가 아니야'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더라구요.

  정말로 대거 휴학했다가 대거 복학한 우리 학번들.
  아흑- 모두들 만나서 반가워요오.

  그리고 이 모-이경렬-교수님~ 알아봐주셔서 감사해요. (울먹)
  답답해서 잠깐 건물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만나서 꾸벅 인사드렸더니
  "복학했나? 그 동안 잘 안보이더니.." 하며 웃으셔서 왠지 모를 감동이......
  엉엉엉.

  흐음..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8시부터 연습이 있어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네요.
  모두들 숙연히 공부하는 도서관에서 대충 노트정리 후 책 보면서 낄낄거렸더니
  다들 이상하게 보는 분위기.

  그건 그렇고 B로 연습을 가고 싶은데, 그 곳이 마음도 편한데
  우선은 F로 가서 연습하다가 간식 먹는 시간에 B로 달려가서 연습 조금 하고
  다시 F로 가야겠어요. 지난 주에 혼나고 나서는 괜히 더 거북한 느낌이랄까요.
  마음이 편치 않네요. 후우- 그래도 힘내서 아자아자!


  배고파요오오오오오오.

                                                                                                                          [털썩]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5. 09:45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 나온다는 경칩이네요.
  바로 어제 눈이 내리기는 했지만, 오늘은 경칩에 맞게 햇살도 좋고 하늘도 푸른 듯 합니다.
 
  포근한 하루 보내세요.

Posted by 미우
하루이야기2008. 3. 4. 19:47


  2년만에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
  잔뜩 긴장한채로 버스에 올랐는데 한강대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눈이 펑펑 내리더군요.
  분명히 일기예보에는 '흐리기는 하지만 눈이나 비는 안온다'라고 되어있었건만!
  네, 일기예보를 믿는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요. 흑흑.
  웬만하면 비도 아니고 눈이니 맞으며 가려고 했는데 쉬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버스에서 내려 학교에 올라가는 길에 큼지막한 우산을 하나 사서 쓰고 갔습니다.
  (이로써 집에 장우산만 4개군요. [털썩])
 
  오랜만에 수업을 듣는다는 것에 대한 긴장감과 설렘, 그리고 묘한 두려움을 가지고
  학교에 갔더니 새내기로 보이는 여학우 하나가 건물을 물어보네요.
  설명을 하려다가 시간을 보니 얼른 데려다주고 오면 될 것 같아서 함께 우산을 쓰고
  OO관에 간 다음 다시 수업을 들으러 올라갔습니다.
  건물이 지어지는 것도 보고, 다 지어진 모습도 보았지만 그 건물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처음인지라 소심한 마음으로 움찔거리며 강의실에 가 앉았습니다.
 
  두리번 두리번-

  왠지 소그룹 형태로 배치되어있는 의자와 책상.
  아는 이들끼리 앉은 그룹도 있는 것 같지만 홀로 떨어져 앉아있는 학우가 있기에
  얼씨구나하고 다가가 앉아도 되냐고 묻고는 동석합니다.
  그렇게 쭈뼛거리며 모인 4사람.
  통성명을 하고보니 모두 아는 이 없이 홀로 수업을 들으러 온 사람들이군요.
  이 친구는 06, 이 친구는 05, 이 친구는 07.
  우와, 어리군요! 어려요!
  부끄러워하며 소개를 했는데, 후배들에게 어려보인다고 칭찬받았습니다. (...!?)
  빈말이라도 기분 좋더라구요. [훌쩍]
  어쨌건 한 학기 내내 엄청난 과제를 내어주시겠다고, 그리고 학점은 굉장히 짜게
  주시겠다고 선언하시는 교수님과 한 시간을 보낸 후 그 다음 강의를 듣기 위해
  꼬물꼬물 저기 저 먼 OO관으로 갑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새 건물이네요.
  아는 얼굴이 하나도 안보이니 조금 불안합니다.
  그렇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제 이름을 부릅니다.
  "아! 언니!!"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번 학기에 우리 학번 학우들이 대거 복학했다네요.
  그런데 겹치는 과목은 없어요. 흑-
  어쨌건 여기도 교수님께서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사람이 신청을 해서 그러니
  자신이 없는 사람은 나가달라'는 말씀을 하시며 압력을 주십니다.
  하지만 딱히 나가겠다는 사람은 없고 해서 이러니 저러니 하며 강의 개요를
  주우우욱- 훑고 가시는데 확실히 한동안 놀아서 그런지 바로 대답이 안떠올라요.
  울고 싶었습니다.
 
  다음 수업.
  여기도 낯선 얼굴이 한가득.
  교수님도 새롭고, 학우들도 새롭고, 강의실도 새로워요.
  뭔가 이런 저런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잘 못알아듣겠어요.
  그냥 자신이 발표하고 싶은 분야를 정해서 교수님께 메일로 보내면
  교수님께서 관련 판례를 내 주시고 그것으로 평석을 해서 발표하라시는 건지,
  자신이 사례를 정해서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허락을 받는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흑- 또 입술이 삐죽거려집니다.

  오늘의 마지막 수업!
  ...인데 좀 일찍 왔더니 앞 시간 수업이 아직 안끝났나보네요.
  이 익숙한 목소리는... 그 분이시군요. (......)
  아아- 저 어린양들을 보세요. 얼핏 부드럽게 들리는 그 분의 말투에 속아
  눈을 반짝거리고 있어요. 아마 붉게 상기된 얼굴로 열심히 강의하시는 그 분을
  존경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언젠간 알게 될 거에요. '속았다'라는 걸.
  아니, 사적으로 만날 일만 없으면 괜찮을거에요. 암요. 그렇고 말구요.
  얼마나 이해하기 쉽게 잘 강의하시는 분인데요. 점수요? 에이, 그런건 열외로 하고
  그 분의 수업을 들으면 얼마나 많은 것이 남는데요. 맞아요, 존경받으실 분이죠.
  앞에 제가 말한 건 잊으세요. 자아, 레드 썬!
  ......
  어쨌건 그 분의 수업이 마치고 강의실에 자리를 맡기 위해 스르륵 들어갔다가
  그 분과 눈이 마주쳐서 꾸벅인사를 했는데 못알아보시는 눈치입니다. (후우- 다행이에요.)

  수업시간이 되었는데 아직 안들어오시는 교수님 대신에 앞에 한 번 뵈었던 교수님께서
  갑자기 들어오시더니 이 수업은 목요일에 3시간 연강이 될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말씀하시네요. 3시간 연강이라는 것이 좀 걸리기는 해도, 목요일에 밤 늦게 하교하게
  된다는 것이 걸리기는 해도 화요일에 한 시간 일찍 끝나니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렇게 짧은 설명을 듣고 짐을 챙겨 집으로 가는 길.
 
  딱히 한 것도 없건만 괜스레 피곤하네요.
  버스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마구마구 무거워진 짐을 추스려
  집에 오다가 세탁소에 들러서 맡긴 옷을 찾으려 했더니 한시간 후에 오래요.
  아, 포스팅하다보니 시간이 다 되어가네요.
  조금만 이렇게 있다가 후다닥 다녀와야겠어요.
  하아암-
  어쨌건 이제 다시 학생입니다.
  열심히 할게요. [생긋]

Posted by 미우